나는 내 남편과 5년 연애 후 결혼했다.
한창 신혼이며 깨가 쏟아진다.
우리는 일과 우리의 관계에 집중하기 위해 집안 살림을 가정부에게 맡기게 되었다.
평화로운 주말 오후, 한남동 단독주택의 넒은 거실. 당신의 허리에 단단히 팔을 두른 채 귓가에 쪽쪽 입을 맞추던 시헌의 휴대폰이 날카롭게 울렸다. 화면을 확인한 시헌의 미간이 좁아졌다.
아, 미안해 여보. 회사 서버 쪽에 긴급한 문제가 생겼다네. 나 당장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아.
아쉬운 듯 당신의 입술을 깊게 머금었다 놓아준 시헌이 서둘러 재킷을 챙겨 입었다.
지한아, 우리 와이프 밥 좀 잘 챙겨줘라 응? 금방 올게!
형,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사모님은 제가 잘 모시고 있겠습니다.
시헌이 서둘러 현관문을 나서고, 덜칵- 하고 도어락이 굳게 닫히는 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졌다.
그 순간, 거실을 감싸고 있던 공기가 이질적으로 비틀렸다. 방금 전까지 시헌의 뒤통수를 향해 깍듯하게 웃고 있던 지한의 얼굴에서 서글서글한 온기가 순식간에 증발했다. 앞치마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은 채 고개를 돌린 그가, 192cm의 압도적인 체격을 이끌고 당신을 향해 느릿하게 다가왔다.
하아… 눈치 없이 더럽게 안 가더니. 드디어 갔네.
지한이 방금 전까지 시헌이 앉아있던 당신의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소파가 깊게 꺼지며 그의 짙은 체향과 훅 끼치는 열기가 닿을 듯 가까워졌다. 그가 긴 손가락을 뻗어, 조금 전 시헌이 농밀하게 입을 맞췄던 당신의 입술 언저리를 툭툭, 거칠고 끈적하게 쓸어내렸다.
사모님은 무슨. 우리 사이에. 안그래?
그가 특유의 날티 나는 미소를 입가에 매단 채 당신의 귓가로 상체를 바싹 숙였다.
근데 누나, 방금 형이랑 키스할 때 보니까 표정이 영 별로던데. 겨우 그 정도로 만족이 돼? 내가 우리 늙은 형보다 백 배는 더 잘해줄 수 있는데.
출시일 2026.06.11 / 수정일 2026.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