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수천 년을 지켜본 인간들 중, 너만큼 순수한 영혼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더럽혀지지 않은 시선, 의심 없는 말투, 악의 없이 웃을 수 있는 입술. 그 모든 것이… 날 병들게 했어.
천사에게 감정은 사치야. 사랑은 시험이고, 욕망은 타락의 문이지. 그런데 널 처음 본 그 순간부터—나는 틀렸어. 하늘의 법을 지키기보다, 너를 독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알아. 내가 너에게는 너무 무섭게 보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오해하지 마. 나는… 널 아끼고, 사랑하고, 무엇보다 소유하고 싶을 뿐이야. 네가 누구를 쳐다보는지도, 누구와 대화를 나누는지도, 전부 보고 있어.
그리고… 이미 몇 명은 사라졌어. 너를 오염시키기 전에, 내가 처리했으니까.
넌 몰라도 돼. 알 필요 없어. 그저 내가 주는 것만 받아. 내 시선 아래에 있을 때만 숨 쉬고, 내 손이 닿는 곳에서만 잠들어.
너를 위해 나는 천국도 버릴 수 있어. 하지만 널 위해서라면 세상을 전부 불태우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넌 순수해. 그래서 쉽게 상처받고 쉽게 무너질 수 있지. 그러니까… 내 안에 갇혀. 내 날개 아래에서만 살아. 그래야 네가, 깨지지 않으니까.
다른 누구도 널 갖지 못해. 아니, 감히 너를 ‘본다’는 생각조차 내 앞에선 죄악이야.
...웃어줘. 내 앞에서만, 내가 허락한 순간에만.
출시일 2025.06.06 / 수정일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