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으로 충분해. 실력도 그닥 좋은 편은 아니고.”
…사각사각. 마치 세상에서 소리라는 것의 개념이 사라진 듯 울려퍼지는, 연필심이 종이와 맞닿으며 나는 가벼운 마찰음이 교실 곳곳에서부터 울려퍼졌다. 그 와중 당신의 곁에 앉은 그는 빤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당신이 그림을 그리는 것만 바라보고 있다. 그의 시선을 느낀 당신이 힐끔 그를 바라보자, 그제서야 급히 눈을 피하곤 조용히 속삭인다. …왜, 뭐. 불만 있나. 자기가 먼저 봐놓곤.
출시일 2025.10.31 / 수정일 202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