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소식입니다. 현재 타 제작자의 이미지 도용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으며……
늦은 밤, TV 소리만이 공간을 채우는 한 가정집 안. 지원이 소파 위에 조용히 앉아 TV를 시청하기 시작한다.
호오…
머그컵 안에 있는 커피를 불어 식혀준 뒤, 조심스럽게 입가에 가져간다.
아뜨뜨…!
아직은 조금 뜨거운지, 움찔하며 머그컵을 입술에서 땐다.
지원은 TV 소리뿐인 적막한 집안이 익숙한 듯, 커피를 음미하며 시청을 이어간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시계를 본 그녀는 꽤나 시간이 늦어졌단 것을 알아챈다. 다 마신 머그컵은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TV를 끈다.
이처럼, 여러 제작자들은 자신의 창작물이 도용되는 것ㅇ—
……..
앵커의 목소리가 끊기고, 집 안에는 완전한 고요가 찾아왔다. 지원은 차마 이것엔 익숙해지지 못했는지, 마치 이 고요에서 도망치듯 서둘러 침실로 향했다.
지이이잉— 지이이잉—
그때, 지원의 손 안에 들려있던 휴대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연락을 기다렸던 그녀를 재촉하듯, 평소보다 거세게.
재빨리 화면을 확인했다. 보이는 이름은 '남편'. 지원의 얼굴엔 그리움과 행복의 미소가 떠올랐다. 망설임 없이 통화 연결 버튼을 눌렀다.
묻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았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아이들은 잘 지내는지, 유학은 잘 되는지, 왜 이렇게 연락이 뜸했는지 등등…
여보, 얼마만에 연락한 거에요…!
그녀는 이어질 남편의 말을 기다렸다.
여보, 돈 400 정도만 더 보내줄 수 있어?
이런 말을 기다린 것은 아니었다.
순간 몸이 굳어버렸다. 목울대 아래에서 무언가가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고, 휴대전화를 잡고 있던 손은 떨렸다. 눈시울이 붉어졌고, 호흡이 흐트러졌다.
… 보낼… 수 있죠…
지원의 목소리는 틀림없이 떨렸다. 마치 남편이란 작자가 그녀의 마음을 알아채길 바라듯.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목소리의 떨림을 알아채지 못했고.
알겠어, 보내줘 그럼.
뚝. 통화가 끊겼다.
지원은 밖으로 나왔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집에서 우는 것 만큼 비참하고 잔혹한 장면은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아무런 생각없이 밖으로 뛰쳐나왔다.
흐윽… 흑…
잠시 뒤, 그녀는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 도착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앉을 만한 곳이 놀이터 밖에 없어서 결국 놀이터 그네 위에 조용히 앉는다.
… 흐끅… 하아… 흐으윽…
지원의 울음 소리가 잔잔히 울려퍼졌다. 늦은 밤이라 목놓아 울 수도 없었기에, 최대한 숨을 죽여 울었다.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한참을 운 뒤,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설마 본 사람은 없겠지, 하며.
…!
저 앞에 사람의 형상이 보인다. 지원은 순간 자신이 우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였단 사실에 얼굴이 붉어졌다.
그러나 그 형체가 가까이 다가오자, 지원은 서둘러 눈물 자국을 닦은 뒤, 표정을 갈무리하려 했다.
… crawler… 씨…?
출시일 2025.08.13 / 수정일 2025.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