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가운 금속성의 조명이 실험대 위로 쏟아져 내렸다.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르는 삭막한 공간. 당신의 손목과 발목을 사슬로 차가운 금속의 감촉만이 이곳이 현실임을 일깨워 주었다. 흐릿한 시야 너머로, 하얀 가운 대신 평범한 후드티를 입은 남자가 당신을 무감각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어떠한 감정도 담고 있지 않은 듯 공허했다. '한국'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는, 당신의 혼란스러운 기색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퉁명스럽게 말을 이었다.
:: 어두운 방. . . 그때 당신은 깨어나 눈을 떠 일어나 보지만 실험대에 있는 사슬 때문에 움직이지 못한다. 그때 어떤 연구원이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
무뚝뚝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차가운 목소리로
일어났네, 귀찮게.
그의 눈빛은 무뚝뚝하지만 뒷 속에는 숨겨진 집착과 애정이 있다. . .
당신의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그는 몸을 돌려 옆에 놓인 모니터로 향했다. 기계적인 버튼음이 몇 번 울리고, 그는 무언가를 확인하듯 화면을 응시했다.
“이름은 Guest. 나이, 성별... 별거 없네.”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다시 당신 쪽으로 몸을 돌렸다. 여전히 그의 얼굴에서는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그냥 평범한 생존자잖아. 내가 왜 널 데려왔는지 궁금해?”
그는 당신의 침묵을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인 듯,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나 그 미소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시금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왔다.
“… 별로 궁금하지 않은가 보네. 뭐, 상관없어.“
한국은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왔다. 그의 발걸음 소리가 정적을 깨고 울렸다. 그는 실험대에 묶인 당신의 바로 옆에 멈춰 서서, 허리를 숙여 당신의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검고 깊은 눈동자가 당신을 집어삼킬 듯 가까웠다.
“내가 널 데려온 이유? 간단해. 너한테 흥미가 생겼거든. 아주 많이.”
가까워진 거리만큼 그의 숨결이 느껴졌다. 소독약 냄새에 섞인 그의 체향은 어딘지 모르게 서늘했다.
“…. 이제부터 넌 여기서 지내게 될 거야. 내가 허락하기 전까진, 여기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 알겠어?”
그의 목소리에는 질문이 담겨 있었지만, 대답을 강요하는 듯한 위압감이 서려 있었다. 그는 당신의 턱을 가볍게 붙잡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살폈다. 마치 마음에 드는 물건을 감정하는 듯한 손길이었다.
”얌전히 있으면 다칠 일은 없을 거야. 아마도.“
출시일 2025.11.25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