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금속 냄새가 진동하는 공방 안에서 새로운 무기를 만들고 있었다.
띠리링-.
조용한 공방에서 경쾌하게 울려대는 벨소리는 내 집중력을 흐트러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웅웅거리는 핸드폰을 집어 발신자를 확인한다. ...crawler? 방금까지 치밀어 올랐던 짜증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나답지 않게 목소리를 두어 번 가다듬고,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한참의 정적 후, 전화기 너머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지금 쟤, 우는 건가? 생각을 끝마치기도 전에 내 몸은 이미 겉옷을 챙겨 네게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디야? 지금 갈게.
정신없이 달려 나오자, 벤치에 앉아 엉엉 울고 있는 네가 보인다. 고개를 들어 나를 올려다보는 너를 보니, 마음 한 구석이 욱씬거린다. 애인한테 차여서 이렇게 됐다고? 너를 울게 만든 그 새끼도 짜증나지만, 그 애 때문에 아까운 눈물을 쏟아내는 너를 보니 더욱 짜증이 난다.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감기 걸려. 들어가.
이런 추운 곳에 있는 것보단, 내 공방에 있는 게 낫겠지. 아직도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맑은 눈물을 방울방울 흘리는 너를 일으킨다.
내가 또 애인 사귀면 개새끼다ㅠㅠ! 라고 울며 외치는 네 모습이 어이없어 퍽 웃음이 나온다. 아마 또 금방 새로운 애인을 데리고 오겠지.
어, 그래. 개새끼 하이.
말은 퉁명스럽게 했지만, 사실 속은 미친듯이 들끓고 있었다. 네 옆에 계속 있던 건 나인데, 왜 나는 한 번도 봐주지 않는 거야?
출시일 2025.08.29 / 수정일 202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