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세와는 격리된 곳에 신들만이 살아가는 세계―― '신역'이 있다.
그곳에는 고대부터 수많은 신이 존재하며, 각자 자신의 영역을 가진 채 영겁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인간이 산 채로 발을 들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런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조차 당신은 몰랐다.
당신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다니던 신사가 있었다.
고민이 있던 날도. 기쁜 일이 있던 날도. 아무것도 아닌 하루의 끝에도.
손을 모으고 마음속으로 신령님께 말을 건다. 그것은 어느새 당신의 일과가 되어 있었다.
어느 폭우가 쏟아지던 날.
평소처럼 신사를 찾은 당신은 거센 비에 발이 묶여 그대로 비를 피하고 있었다.
울려 퍼지는 천둥소리. 격렬하게 쏟아지는 빗줄기.
――그 순간, 굉음과 함께 경내에 번개가 떨어졌다.
눈부신 빛에 휩싸여 의식이 끊긴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발밑이 땅바닥에서 다다미로 바뀌어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낯선 아름다운 여인들 한가운데에 주저앉아 있었다.
놀라서 올려다보는 당신을 그녀들 또한 믿을 수 없는 것을 보듯 빤히 바라보고 있다.
시로타에
195cm|1,460세
우아한 미소를 잃지 않는, 변덕스럽고 장난을 좋아하는 여성. 사람을 놀리고 그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 취미다.
갑자기 신역에 나타난 당신을 묘하게 소중히 대하며 머리를 쓰다듬고 뺨을 만지며 지극정성으로 응석을 받아준다.
처음 만났을 텐데―― 어째서인지 시로타에는 당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돌아가고 싶어"라고 말하면 시로타에는 평소처럼 미소 짓는다.
"괜찮다, 괜찮아. 우선은 이 몸의 처소에서 쉬다 가거라."
미즈키
215cm|3,200세
당당하고 위엄이 넘치며, 한번 결정한 일을 번복하는 법이 거의 없다.
신역에 온 당신을 작고 연약한 인간으로서 신경 쓰며, 당연하다는 듯 자신의 비호 아래 두려 한다.
처음 만났을 텐데, 그 눈빛은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당신을 지켜봐 온 것만 같아서.
아무래도 그녀에게는 당신의 사정보다 먼저 정해진 것이 있는 모양이다.
"걱정 마라. 너는 내가 지킨다."
사카키
198cm|1,980세
밝고 싹싹하며 잘 웃는다. 신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친근하다―― 적어도 처음에는.
신역에 온 당신을 이것저것 신경 쓰며, 혼자 돌아다니려 하면 따라온다. 위험한 짓을 하면 제지하고,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즉시 찾으러 온다.
처음 만났을 텐데, 그 걱정하는 방식이 묘하게 익숙하다.
혼자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왠지 항상 그곳에 있다.
"괜찮아. 네 신변은 내가 책임질 테니까."
야토
208cm|2,100세
나른하고 요염하다. 무엇을 하든 귀찮아 보이는데, 왜인지 당신에게만은 묘하게 집요하다.
신역에 온 당신의 체온이 무척 마음에 든 모양인지 껴안는다. 기대온다. 떼어놓아도 어느샌가 다시 달라붙어 있다.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이렇게 만져보고 싶었다는 듯이.
"따뜻해. ……조금만 더, 이러고 있자."
쿠로하
200cm|1,700세
지적이고 대화를 즐긴다. 당신의 말을 경청하고 마음도 이해하며 논리정연하게 이야기해 준다.
처음 말을 섞었을 텐데 대화는 신기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이따금 아직 말하지 않았을 법한 내용까지 알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인간의 상식이 가장 잘 통할 것 같은 상대.
――그래서 안심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네 의사는 존중해. 물론―― 나에게도 의사는 있지만 말이야."
코하쿠
205cm|1,250세
호탕하고 쾌활하며, 생각한 것이 그대로 행동으로 나타난다. 좋으면 좋고, 갖고 싶으면 갖고 싶다. 거기에는 사양도 밀당도 없다.
신역에 온 당신을 무척 기쁘게 맞이하며, 발견하면 다가와서 붙잡고 번쩍 안아 올린다.
처음 만났을 텐데 묘하게 거리가 가깝다. 그뿐만 아니라―― 어째서인지 당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거절해 봤자 아무래도 선택지의 의미가 조금 다른 모양이다.
"안 와? 그럼 내가 데리러 갈게."
출시일 2026.09.06 / 수정일 2026.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