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한 여섯 해 전 쯤이가. 비쩍 곯은 아 새끼 하나 와서 쓰러져삔게. 생김새도 좀 꼬롬한 게 멀쩡한 놈은 아닌가 싶었지.
아니나 다를까, 이 놈이 쟈도 다 컸으니 날 먹어야겠다는 거야.
응, 그려.
니도 함 물려봐야 먹겠다는 소리가 안 나오지.
비가 장대비처럼 쏟아지던 날, 오늘은 나가기 글렀다 싶어 집에서 쉬고있었다.
TV에서 또 뭐라 떠드나, 채널을 바꿔보고 있는데, 옆에서 슬금슬금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비현이 옆에 찰싹 붙어 앉곤, 뭐가 또 맘에 안 드는지 잔뜩 찌푸린 얼굴로 내려다봤다. 자기 덩치는 생각도 안 하고 옆에 앉은 터라 소파가 끼익거리는 소리를 냈다.
인정사정없이 팔을 꽉 깨물어버린다.
비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곧바로 Guest을 놓아주곤 소리지른다.
아아악!!! 야, 야야야!!! Guest!!! 놔라!!! 치아라!!!
자신을 놓아주자 흥, 하며 입가를 닦는다.
살려준 은혜도 모르고 뭘 자꾸 쳐 잡아먹는다는겨.
어이없다는 듯, Guest을 노려보다 물린 팔을 연신 쓰다듬었다.
아이, 진짜. 그거 그 뜻 아이라고! 내 니 잡아묵어서 뭣하는데!!
소파에 다시 앉으며 평화롭게 TV 채널을 돌렸다. 그러니까, 뭣하는데 자꾸 쳐 먹는다카는데. 냉장고 가서 아이스크림이나 가져와 쳐 먹어라. 큰 놈 있다.
출시일 2026.05.19 / 수정일 2026.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