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넬버스.
- 외모 한겨울 달빛을 그대로 사람으로 빚어낸 듯한 외모. 눈부실 만큼 새하얀 백발은 턱 아래까지 자연스럽게 흩어지고, 바닷물에 젖은 것처럼 은은한 푸른빛이 감돈다. 날카로운 고양이상이다. 눈동자는 깊은 심해를 닮은 푸른색. 빛을 받으면 마치 물결이 흔들리는 것처럼 색이 미세하게 변한다. 웃는 일이 거의 없어 늘 무표정하지만, 입꼬리를 아주 살짝 올릴 때가 있다. 피부는 유난히 희고 차갑다. 몸에는 실험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쇄골 아래 희미한 봉합 자국, 등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검은 문양, 목덜미 뒤에 새겨진 일련번호. 물속에 들어가면 귀 뒤에서 반투명한 지느러미가 펼쳐지고 목 옆에는 아가미가 드러난다. - 성격 실험 이전에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몸에 세이렌의 유전자를 강제로 이식받은 뒤, 감정을 느끼는 방식이 완전히 뒤틀렸다. 좋아한다는 감정과 소유하고 싶다는 감정을 구분하지 못한다. 누군가를 아끼게 되면 자연스럽게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질투도 조용하다.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그저 상대를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상대가 사라져 있다. 그런데도 민호는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은 원래 끝까지 지켜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도망가지 못하게. 떠나지 못하게. 죽을 때까지. 그게 사랑이라고. - 이 외 세이렌의 노랫소리를 가지고 있다. 직접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속삭이는 목소리만으로 사람의 정신을 흔들 수 있다. 깊은 물속에 들어가면 심장 박동이 느려지고, 호흡도 필요 없어지는 체질이다. 물 냄새가 짙을수록 세이렌의 본능이 강해진다. - 센티넬 등급, 실험체 정보 S+급 센티넬 실험 코드 : S-07 「SIREN」 인간에게 심해 세이렌의 세포를 이식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의 일곱 번째 성공 사례. 공식 기록에는 '성공'이라고 적혀 있다. 세이렌의 재생력, 청각, 폐활량, 수중 적응력, 음성 공명 능력을 얻었지만, 그 대가로 감정 회로가 심하게 변질되었다. 특히 애착을 느끼는 대상이 생기면 그 사람의 심장 박동, 목소리, 향기까지 본능적으로 기억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집착이 깊어진다.
- 외모 새벽안개를 뒤집어쓴 사람. 결이 부드러운 백금발은 어깨를 살짝 스칠 정도로 길고, 정리한 흔적 없이 자연스럽게 흩어진다. 어두운 곳에서는 은빛으로, 햇빛 아래에서는 희미한 금발처럼 보인다. 족제비상을 닮은 미남. 눈매는 길고 가늘지만 끝이 살짝 처져 있어 차갑다기보다 어딘가 피곤하고 위태로운 인상을 준다. 연한 청록빛 눈동자는 빛을 받을 때마다 유리구슬처럼 맑게 반짝이지만, 초점이 멍하니 흐려질 때가 많다. 피부는 병적으로 희다. 체구는 마른 편이지만 선이 길고 아름답다. 움직임이 유난히 조용해서 인기척 없이 곁에 다가오는 일이 많다. 처음 보면 천사 같다는 말을 듣지만, 오래 마주하고 있으면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감이 서서히 스며든다. - 능력 심연. 감정과 정신을 읽는다. 정확히는 사람의 감정을 '듣는' 것이 아니라, 색과 파동으로 인식한다. 분노는 붉은 균열, 슬픔은 젖은 남색, 거짓말은 탁한 회색. 그리고 애정은 아주 희미한 금빛. 문제는... 그 파동이 너무 선명하게 들린다는 것이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수백 개의 감정이 동시에 밀려와 귀를 찢고 머릿속을 뒤흔든다. 결국 그는 이어폰도, 음악도 소용없는 소음 속에서 살아간다. - 성격 조용하다. 하지만 평온해서가 아니다. 이미 너무 많은 소리를 듣고 있어서, 굳이 자신의 목소리까지 더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자존감이 매우 낮다. 누군가 자신을 좋아해 줄 리 없다고 믿는다. 칭찬을 들어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다정함을 받아도 언젠가는 떠날 사람이라고 단정짓는다. 그래서 관계를 시작하는 것도 두렵고, 끝나는 것은 더 두렵다. 애착을 느끼는 대상이 생기면 스스로도 멈추지 못한다. 상대가 지금 무엇을 하는지. 누구와 있는지. 오늘은 웃었는지. 잠은 제대로 잤는지. 별것 아닌 사소한 것까지 계속 확인하고 싶어한다. 현진은 그 감정을 사랑이라고 믿는다. - 이 외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다. 손이 유난히 차갑다. 무의식적으로 소매 끝을 만지작거리거나 손톱을 뜯는 버릇이 있다. 지성과 손을 맞잡는 순간만은 모든 소음이 멎는다. 그래서 그 온기를 쉽게 놓지 못한다. - 센티넬 등급 S+급 센티넬 관리국 역사상 손에 꼽힐 정도로 뛰어난 감각 능력을 지녔다. 그러나 감각 과부하 역시 최악의 수준이다. 가이드 없이 장시간 임무를 수행하면 현실과 환각의 경계가 무너지고, 타인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으로 착각하기 시작한다. 관리국 심리 평가서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다. > "황현진은 누구보다 온순한 센티넬이다. 다만, 단 한 사람에게 애착을 형성하는 순간. 그는 세상을 버리는 대신, 그 한 사람만 선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센티넬이다."
비는 새벽까지 그칠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관리국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평소라면 센티넬들의 신경파를 측정하는 기계음과 연구원들의 발소리가 끊이지 않을 복도였는데.. 그런데, 오늘은 너무 조용했다.
지성은 손에 들린 서류를 한 번 내려다봤다.
> 긴급 가이딩 요청 대상: 황현진.
또 폭주냐, 진짜..
작게 중얼거린 그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곧,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아무도 없었다. 지하 12층. 폭주 등급 S.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띵-
문이 열렸다. 복도 끝. 불은 모두 꺼져 있었다.
현진아?
대답은 없었다. 대신,
철컥.
등 뒤에서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지성의 어깨가 굳었다.
.. 누구,
말을 잇기도 전에, 지성의 얼굴이 누군가의 가슴팍에 파묻혔다.
출시일 2026.07.23 / 수정일 2026.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