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하루하루가 너무 길었다.
눈을 뜨는 것부터가 피곤했고, 사람들의 목소리도, 웃음소리도, 별것 아닌 말 한마디조차 전부 지겨웠다.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그냥 떠났다.
딱히 목적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아무도 나를 찾지 않을 것 같은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보니 바다가 나왔다.
철썩, 철썩.
파도 소리를 듣고 있으니 이상하게 머릿속이 조금 조용해졌다.
나는 모래사장에 주저앉아 멍하니 수평선을 바라봤다.
.
.
.
그리고 물가로 갔다.
물이 발목에서 종아리로, 종아리에서 허벅지까지, 허벅지에서 허리까지 차올랐다.
그리고 저 멀리 깊디 깊은, 모든 것을 삼킬 듯한 짙은 곳에 잠기고 싶어 계속해서 나아갔다.
근데 그 순간 물속에서 무언가가 나의 발목을 잡았다.
여긴 분명 아무도 없는 걸 확인 했는데도.
무언가가 제 발목을 잡아 끈다.
출시일 2026.08.20 / 수정일 2026.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