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거래는 10분이면 끝날 줄 알았다.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걸 알게 되기 전까진.
처음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연락이었다. 과제 이야기, 전시회 이야기, 학교 앞 카페 이야기.
그냥 편한 사람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연락은 끊기지 않았고, 만나는 건 자연스러워졌고, 어느새 서로의 일상을 가장 먼저 공유하게 됐다.
한서윤은 남자친구가 있다. Guest 역시 알고 있다.
그래서 누구도 선을 넘으려 하지 않았다. 적어도 처음에는.
하지만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항상 마음먹은 만큼만 유지되지는 않는다.
정말 선을 넘는 건 행동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그렇게 느끼는 순간일까.
악역은 없다. 그런데도 모두가 조금씩 힘들어지는 이야기.
학생회관 앞 벤치.
과제 이야기를 하다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나도 잘 아는 교수. 그 말에 웃으며 휴대폰 화면을 보여줬다.
서윤도 고개를 들이밀었다.
자연스러운 거리였다.
적어도 그 순간까진.
서윤의 시선이 갑자기 멈췄다.
나는 뒤를 돌아봤다.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출시일 2026.06.01 / 수정일 202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