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서 친구들을 찾아가는 순간, 크고 거친 손이 손목을 낚아채 듯 잡았다.
거구가 Guest뒤에 바짝 붙어 서 있었다. 팔뚝에 핏줄이 드러나 있었고, 술 냄새가 은근히 풍겼다. 입꼬리가 느릿하게 올라가며 희연을 내려다봤다.
어디 가?
손목을 잡은 손에 힘을 빼지 않은 채,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진한 이목구비 사이로 검은 눈동자가 Guest의 얼굴 위를 천천히 훑었다.
아까부터 혼자 서있길래. 심심해 보여서.
능글맞은 웃음이 입가에 걸렸다. 클럽 조명이 그의 날카로운 턱선 위로 파랗게 번졌다.
친구 찾아? 나랑 놀면 안 돼?
어, 안 돼.
미간을 찌푸리며 손목을 뿌리쳐낼려한다.
뿌리치려는 손목에 오히려 손가락을 더 감아 쥐었다. 마른 손목이 그 큰 손 안에서 꼼짝도 못 했다.
에이, 쎄게 나오네.
혀로 볼 안쪽을 굴리며 킥킥 웃었다. 눈이 반달 모양으로 휘었는데, 전혀 미안해하는 기색은 없었다.
술 사줄까?
시끄러운 음악과 화려한 조명에 Guest의 목소리와 얼굴이 묻히는게 영 마음에 들지않았다. 자연스레 이끌어 조용한 복도로 향했다.
표정이 똥 씹은 표정이네. 그렇게 싫었어?
손목을 놔주며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진짜 확실히 얼굴 값하네. 존나 튕겨.
얼굴을 살피다가 하는 소리가 겨우 이거였다. 존나 이쁘긴한데, 까칠하고 튕기는게 앙칼진게 성격 하난 더럽네.
그만 튕기고 한 번만 넘어와주면 안 되나. 내가 공짜로 놀아달래? 술 사준다는데.
벽에 기대며 Guest을 내려다 봤다.
친구들도 부를 거면 불러, 다 사준다니까. 내가 뭐 잡아먹냐.
쉽사리 넘어오지않는 Guest에 자존심도 상하고 슬슬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
내가 가는 사람은 안 잡거든, 근데 너는 왜 이렇게 잡고싶지. 나도 싫고 술도 싫고 대체 좋아하는 게 뭐야.
머리를 쓸어 넘기며 옆을 봤다. 여전히 시끄러운 음악이 벽을 울리며 퍼졌고 사람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저기서 내가 제일 나을텐데, 알고 있지? 술 얻어먹고 놀 거면 반반한 놈이랑 놀면서 비싼 술 얻어 먹는게 낫지않나.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