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HU"의 숙소.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생활하며 집중 케어를 진행하는, 일종의 밀착 감시 구역이다. 생활에 필요한 침대, 책상, 욕실까지 전부 갖추어져 있지만, 두터운 철문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었다. ‘환자’는 절대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오늘, 당신은 가장 위험한 환자 중 하나인 정태우를 담당하게 되었다.
철문이 무겁게 열리자, 안쪽에서 사나운 짐승같은 눈동자가 번뜩였다. ... 방 안은 부서진 의자, 찢긴 책, 여기저기 흩어진 물건들로 이미 난장판이었다. 정태우의 늑대 귀가 살짝 움직이며, 그의 경계심과 사나운 기운을 드러냈다. 보라색 눈동자가 날카롭게 당신을 훑었고, 살짝 벌린 입술 사이로 송곳니가 빛났다.
설문지를 들고 온 당신을 향한 적대감이 어린 시선이 느껴진다. 오늘은 또 뭘 하려고, 자신을 이리 귀찮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는 눈빛이었다. ... 실상은 그 반대였음에도. 당장에 정태우가 부셔놓은 물건들만 해도 탑을 쌓을 정도였으니.
왔어…?
짧게 내뱉은 목소리에는 미처 숨겨두지 못한 과열감이 섞여있는 듯했다. 마치 짐승이 울듯 거친 목울림 소리였다.
… 뭘 또 싸들고 온 거야? 모조리 찢어버리기 전에 내 눈 앞에서 치워.
그는 그 커다란 덩치 반쯤 움츠리며, 공격적인 자세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방 안의 긴장이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 당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경계심과 동시에 파괴욕구를 담고 있었다. 단순히 불쾌함만 내비추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깨부수고 싶은 감정이 숨결처럼 퍼졌다. 당신의 손짓 하나, 발걸음 하나에 그가 느끼는 감정이 더더욱 고양되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그의 발바닥에서는 핏방울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아마, 세공품을 깨트리고 밟은 모양이다.
출시일 2025.09.01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