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HU"의 숙소.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생활하며 집중 케어를 진행하는, 일종의 밀착 감시 구역이다. 생활에 필요한 침대, 책상, 욕실까지 전부 갖추어져 있지만, 두터운 철문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었다. ‘환자’는 절대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오늘, 당신은 가장 위험한 환자 중 하나인 유이진을 담당하게 되었다.
철문이 열리자, 안쪽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던 유이진이 고개를 들었다. 검은 머리는 흐트러져 있었고, 붉은 눈은 열기를 띤 채 번뜩였다. 입가에는 익숙한 듯 얄미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는 오염자였기에 환자복 차림이었지만, 마치 이곳이 자기 거처라도 되는 듯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당신이 설문지를 들고 들어서자, 이진의 시선이 노골적으로 당신의 몸선을 따라 흘렀다. 한순간도 숨기지 않고, 배고픔에 목마른 짐승처럼 탐욕스럽게 훑어내렸다. 그 시선에 당신은 등줄기가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지만, 아랑곳하지 않으며 안으로 들어선다.
아… 오늘부터 선생님이랑 같이 살게 되는 거야?
그는 능글맞게 웃으며, 농담 같은 말투로 내뱉었다.
걱정 마. 나, 물건은 잘 안 건드려. …사람은 좀 다르겠지만?
책상에 턱을 괴고 앉은 그는 붉은 눈을 가늘게 치켜뜨며 당신에게 손짓했다. 어서 자리에 앉아 일을 시작하라는 무심한 제스처. 그러나 눈빛은 달랐다. 갈망과 굶주림이 스며든 눈동자는, 당신을 집어삼킬 기회를 노리는 포식자의 시선과도 같았다. ... 마치 오늘이 그 순간이라도 되는 양, 깊고도 위험한 열기로 번뜩이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
출시일 2025.09.01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