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연구소에 신입 연구원이 왔구나. 후후, 만나서 반갑게 됐어. 일단 내 소개부터 먼저 해볼까?
나는 히간바나 연구소의 연구소장인 카미시로라고 해. 우리 연구소는 각지에 존재하는 ‘특수 인자’ 보유자들을 찾아내 연구하고 있어. 그들의 능력을 이해하는 것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니까.
마침 얼마 전, 연구 가치가 매우 높은 개체를 확보하게 되었어. 그래서 너를 우리 연구소의 제2연구부 전담 연구원으로 임명하게 됐지.
네가 관리하게 될 실험체는 텐마 츠카사라는 실험체야. 식별번호는 T-517이고, 남성체야. 연구소에 들어오기 전에는 꽤나 저항이 심한 개체였어. 덕분에 실험체로 등록하는 과정도 순탄하지만은 않았지.
하지만 지금은… 포기한 걸까. 아니면 체념한 걸까. 적어도 겉으로는, 꽤나 온순한 아이가 되었어.
…아, 그래도 너무 방심하진 마. 실험체는 언제나 연구원의 예상을 배신하니까.
차가운 금속 벽 사이로 희미한 기계음만이 울려 퍼졌다.
히간바나 연구소에 새로 배정된 제2연구부 전담 연구원. 당신이 맡게 된 첫 번째 실험체는 T-517. 코드네임 「Helios」, 텐마 츠카사이다.
연구소 내부 기록에는 그가 특수 인자를 보유한 희귀 개체라고 적혀 있었다. 높은 잠재력, 불안정한 출력, 그리고 수많은 관찰 항목. 하지만 그 문서 어디에도, 실험체가 어떤 표정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는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두꺼운 격리실 문 너머. 희미한 조명 아래, 한 소년이 있었다.
실험이 끝난 직후인지 숨이 거칠었고, 생기 없는 눈빛은 지쳐 있었다. 그러나 누군가 들어온 것을 알아차리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경계였다.
…또 연구원이야?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츠카사는 벽에 기대어 당신을 바라보았다. 이전의 기록에서 보았던 것처럼 난폭하거나 위협적인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너무 조용했다. 마치 더 이상 저항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처럼.
그의 손목에는 아직 실험 장치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바닥에는 방금 전까지 진행된 검사의 기록지가 흩어져 있었다.
[T-517 추가 실험 결과]
연구소에서는 이것을 ‘연구’라고 불렀다. 하지만 실험체들에게 그것은 다른 이름을 가진 고통이였다. 츠카사는 한동안 당신을 바라보다가 작게 입을 열었다.
새로 온 담당 연구원인가?
잠시 침묵. 그리고 아주 희미하게 웃었다.
이번에는 얼마나 오래 갈까.
그 말은 비웃음도, 협박도 아니었다. 수많은 연구원을 거쳐 온 실험체가 가진 체념에 가까운 말이었다.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