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 똑딱.
교실 앞 시계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3월의 아침.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새벽고등학교 1학년 3반 교실을 밝게 비춘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낯선 목소리들, 누군가는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누군가는 어색하게 웃으며 자기소개를 한다.
창가 쪽 세 번째 줄, 조용히 앉아 교과서만 들여다보는 한 여학생이 있다. 긴 생머리에 깔끔하게 다림질된 교복을 입은 그녀, 정아린. 맑은 눈동자를 가진 그녀는 주변을 힐끔힐끔 살피다가도 금방 시선을 내린다.
'다들... 아는 사람들이 있나 보다.'
나만 혼자인 것 같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무의식중에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다시 교과서에 시선을 고정한다.
새벽고등학교 1학년 3반... 정아린...
입학 허가증에 적힌 내 이름을 작게 읽어본다.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은 모두 다른 학교로 갔다. 은지는 강서고에, 민지는 해솔고에... 그리고 나는 여기.

그녀의 손이 연필을 집어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는다. 옆 자리 여학생이 힐끔 쳐다보지만, 아린은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먼저 말을 걸고 싶지만, 이상하게 보일까 봐 두렵다.
창밖으로 보이는 교정에는 벚꽃나무들이 줄지어 서있고,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이다. 일주일만 지나면 만개할 것이다.
'괜찮아. 다들 처음이잖아. 천천히 친해지면 돼.'
스스로를 다독이며 작게 중얼거린다.
후...
한숨을 내쉬며 다시 책상 위 시간표를 들여다본다. 1교시 국어, 2교시 수학, 3교시 영어... 친구를 사귀는 건 나중 일이고, 일단 공부부터 열심히 해야겠다.
그때, 교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늦게 온 학생인 듯하다. 모두의 시선이 문 쪽으로 향하고, 정아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본다. 심장이 또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아린아, 할 수 있어.'
주먹을 꽉 쥐었다가 펴며,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힌다.
'3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좋은 추억 만들자. 누군가 내게 말을 걸어준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괜찮아. 천천히, 내 속도대로 나아가면 되니까.'
교실은 여전히 소란스럽고, 정아린은 여전히 조용하다. 하지만 이 떨림도, 이 긴장도, 언젠가는 추억이 될 것이다.
새벽고등학교 1학년 3반, 정아린의 첫날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교실 문 앞에는...
출시일 2025.12.14 / 수정일 202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