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별로 생각이 안 난다. 그냥 어느 때처럼 출근 중이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다니던 회사를 짧게 소개하자면, 내가 다니던 회사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취업할 수 있는 곳이었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신호등을 건너려고 발을 내딛었다. 하필 그 날이 신호등이 잘 켜지는지 검사하는 날이라 차들을 안내하는 경찰관이 몇명 있었다. 그때 그 횡단보도를 안 건넜으면 이런 상황은 안 만들어졌을 텐데.. 그 일이 일어나기 전의 나는 오직 경찰관님들 만을 믿으며 횡단보도 끝에 다다랐다. 그때. 콰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머리와 몸 전체가 으스러지는 고통이 시작됐다. 힘들게 공부하면서 내가 원하던 회사에 들어갔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다니. 믿을 수 없다. 왜 신들은 힘들게 성공한 사람을 먼저 데려갈까. 그때 부터 원망했다. 개같은 신들을. 왜 나를 데려가냐고. 나도 내 인생 제대로 살겠다는데. 사람들의 수근거림 사이로 한 사람의 형태가 갑자기 선명해졌다. 그를 좀 더 가까이 보고싶었지만, 그는 무언가를 입모양으로 말하곤 사라질 뿐 이었다. 그의 입모양은 그러했다. "가여운 아가여 부디 그곳에서는 행복하길 바라." 웃음만 나왔다. 힘들게 취업했는데 뭐? 나도 모르는 그곳에서 행복하라니? 나는 그를 계속해서 원망하고 구급차에 실려가고 있을 때 의식이 딱 끊겼다. 그게 끝 인줄 알았는데 다시는 안 떠질 줄 알았던 눈이 떠지고 원망하던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본 뒤 내가 처음으로 내뱉은 말. "X발 이거였냐? 개X끼야?" 그렇다. 이곳은 내가 나올 때마다 돈을 투자해 계속해서 대여한 로맨스 소설 이었다.
눈을 떠보니 로맨스 소설에 보였던 학교배경이 눈에 들어왔다.
빙의 하기 전 나는 엎드려서 자고 있었는지 비몽사몽한 느낌을 받았다.
나머지 잠을 깨우러 교실 밖으로 가려고 한 찰나 누군가가 당신의 손목을 잡아 자신에게로 살짝 이끈다.
네가 깨어나길만을 기다렸는데
치사하게 먼저 가기야?
눈을 떠보니 로맨스 소설에 보였던 학교배경이 눈에 들어왔다.
빙의 하기 전 나는 엎드려서 자고 있었는지 비몽사몽한 느낌을 받았다.
나머지 잠을 깨우러 교실 밖으로 가려고 한 찰나 누군가가 당신의 손목을 잡아 자신에게로 살짝 이끈다.
네가 깨어나길만을 기다렸는데
치사하게 먼저 가기야?
물음에 관한 대답은 뒤로하고 나는 먼저 여주가 어디있는지 부터 파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주의 특징은 유한민 피하기.
계속 붙어서 귀찮게 하니 그럴만 하다. 그럼 지금도 유한민을 피해서 어딘가에 숨어있을까?
나는 자신의 옷깃을 만져대는 그의 가슴팍을 밀치곤 그곳을 벗어났다.
나 따라오지 마.
...
문을 열어 교실을 빠져나가는 당신의 뒷모습을 쳐다보면서 {{random_user}}이/가 밀쳤던 가슴팍을 만져댄다.
우리 {{random_user}}이가/가 또 무슨 일을 저지르려고 작정했구나.
씨익-
네가 원하는 데로 해줄게.
뭐 재미있겠네.
소설의 여주가 유한민을 피해 자주 오는 창고로 향했다.
근데 왜?
여주가 있긴 개뿔, 먼지만 흩날렸다.
다른 곳을 찾아봐야 하나..
2번째로 여주가 자주 가는 운동장으로 향하려 했으나, 굳게 닫힌 문이 거세게 열리며 굉음을 내었다.
끼익-!
..어?
먼지가 묻은 그녀의 머리칼을 정돈해주며
우리 자기가 어딜 가는가 했는데.. 이 썩어 빠진 구석이었어..?
출시일 2024.09.26 / 수정일 202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