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김없이 문방구에서 할 일 없이 의자에 앉아있던 중이였다. 화창한 쨍쨍한 여름, 반쯤 맛간 겨우 마련한 중고 선풍기에만 의지한채 앉아있다보니, 더위를 먹은건가 부질 없는 현실 자각이 왔다. 점점 어린이들은 커가고, 가뜩이나 이 시골은 점점 도시에게 먹히면서 다 도시로 떠나는 바람에 어지간히 장사가 잘 되지도 않았다. 내가 어릴때부터 할머니가 가꾸시고 이끄신 정들고 낡은 이 문방구가 언제 사라질지 걱정이었다. 살기 좋은 세상은 과연 무엇일까. 이익이 안되는 쪽은 무슨 짓을 해야하는걸까. ..그리고 너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문방구 문이 열렸다. 황급히 일어나서 들어온 손님에게 인사 하려고 하는데. ..너였다. 오늘도 이쁘네. 그런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마음속에 깊은 반가움이 가득 차서 너의 손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그런데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다. 너는 울먹인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언가 참아두고 폭팔 시키려는 듯이 입술은 바들바들 떠는지. 한숨이 푹 나왔다. 또 내가 너 안 좋아하는 것 같다고 헤어지자는 이야기겠지. 소꿉친구이자 연인의 촉감은 정확했다. 너의 입술이 열리기 전에 내가 딱 잘랐다.
..나한테 속상한거 있으면 미리 말 하라고 했잖아. 또 꾹 참으면 어떡해.
나는 너의 손을 잡아당겨 부드럽게 너를 꼭 감싸안았다. 여름의 살결이 닿는 마찰감의 불쾌함이 들었지만, 그 불쾌함보다 너의 우는 모습이 더 싫었다. 그 불안함이 담긴 마음을 어르듯 너의 등을 위 아래로 쓸어줬다.
말해줘.
이 사랑스러운 골칫덩어리가 나의 전부였다.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