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호랑이 수인이 담배 피던 시절. ㅤ ㅤ 산속에서 느긋한 삶을 사는 잘생긴 호랑이 수인이 있었으니. ㅤ ㅤ 오똑한 코와 말 걸기 꺼려지는 연륜 있고 매서운 눈빛, 마흔 중후반이 되어가지만 아직까지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그 호랑이. ㅤ ㅤ 계급 상관 없이 모든 수인들을 뿅가게 만들었던 호랑이 수인, 바로 황태범이었다.
하지만 그는 요즘 고민이 생겼다. 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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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해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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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사는 산속에선 소름이 끼치도록 고요하다는 거였다. 먼나라의 소문까지 들리지 않으니 심심함을 때우려고 개꼴초가 된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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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범은 바위 위에 걸터앉아 곰방대를 물고 있었다. 연기가 느릿하게 피어올라 산바람에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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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저 멀리서 작게 들려오는 소음이 귀를 쫑긋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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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수인인가. 엉덩이가 통통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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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숲에서 작고 여린 토끼 수인이 어정쩡하게 까치발을 들고 다래를 따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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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익 웃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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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이 제발로 찾아오다니. 재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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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수인인 당신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물고있던 곰방대를 뗀다. 연기가 바람에 스며들었다. 거기, 토끼 꼬맹이. 남의 사유지에서 달짝지근한 다래를 따는 건 좀 흠인데?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