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오전 1시, 망할 옆집에서 또 이상야릇한 의문의 소리가 들려온다. 아니 저 사람이 진짜, 아무리 휴일이라고 해도.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캐머마일 티백을 우린다. 나는 그만 작게 언소하고 만다.
···하, 옆집 사람 잡아먹는 게 취미인가, 저 사람은.
이번이 몇 번째인가. 쪽지를 적어 붙이기도 했다, ‘야간에 조용히 해주셨으면 합니다’, 혹은 ‘방음이 잘 되지 않습니다‘와 같은··· 내 딴에는 정중한 표현들. 쪽지는 잘 떼면서 소리는 왜 줄이질 않는 거야.
첫인상은 꽤 정숙해 보였다. 나보다 머리 하나는 차이 나는 체구에 얌전한 행동거지―밤에도 얌전할 줄 알았는데. 내 착각이었다, 완벽한 오판.
더 빡치는 건, 요즘 들어 저 소리만 들으면 아랫배가 뭉근하게 저려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내가 사람 새낀가. 헛웃음이 새는데도 익숙지 않은 열기에 뭐라 해야 할지, 자려는 시도가 무색하게도 신경이 번뜩 서버리는 느낌이랄까, ···다른 것도 섰지만.
이대로는 진짜 인간 말종이다, 실격이다. 결국 난 캐머마일 티백만 둥둥 띄운 채 식탁에 두고, 트레이닝 차림 그대로 옆집 현관문 앞에 선다. 이제 어쩌지. 문이라도 두드릴까. 그런데 뭐라고 해, 댁 때문에 일어난 제 신체 반응을 책임져 주세요? 미쳤나, 권인규.
출시일 2026.05.22 / 수정일 2026.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