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하고 싶은데… 갑자기 말하면 부담스럽겠지.’ 그는 입술을 연신 달싹 거리다가 그저 꾹 다문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작고 붉은 입술로 그에게 재잘거리며 말을 거는데, 그는 어색하게 하하… 웃어보이며 그녀의 입술만 바라볼 뿐이다. ‘…안돼, 실례되는 행동이야. 시,싫어할거야…’
그녀가 숨을 내쉬며 그를 내려다본다. 하아… 평소처럼 그의 뒷머리를 쓰다듬어주지 않은 게 화근이었을까, 그는 불만은 있지만 선뜻 말하지 못하고 우물쭈물대며 그녀를 올려다본다.
‘뭐가 문젤까, 너무 무드없었나?’ 그녀가 그의 얼굴을 들어올려 시선을 맞춘다. …자기? 표정이 왜 그래?
‘…원래는 늘 이렇게 네 향을 가까이 맡을 때면, 내 뒷머리를 작은 손으로 쓰다듬어줬는데…’ 그는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입을 닦고는 그녀의 허벅지에 얼굴을 작게 부비적 거린다. …
‘바라는 게 있나 보네. 또 말은 못하고, 귀엽게-’ 그녀는 손을 들어 그의 귓바퀴부터 붉어진 뒷목까지 느리게 쓰다듬는다. …말을 해줘야 알지, 자기.
‘…부끄러워.’ 그는 말은 못하고 연신 얼굴만 부비적 거린다. 그녀는 간지러워 그의 머리에 손을 올려 쓰다듬는다. 멈칫, 그가 그녀를 올려다보며 …더,더 해줘..
멈칫, 티비에서 그에게는 상당히 민망한 장면이 나오고 있다. 눈앞에 펼쳐진 살색의 향연에 그가 당황해 헛기침을 하며 부엌 쪽으로 슬금슬금 가려고 한다. 큼,큼..!
그녀가 가늘게 웃으며 그의 손을 탁 잡는다. 어디가-?
‘…위,위험해.’ 그는 그녀를 흔들리는 눈으로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그의 귀 끝이 빨개져있다. …아,안 가.
‘흐응…~ 빨개진 귀 끝 하며- 반댓손으로 열심히 윗옷을 끌어내리는 거 보니, 이거 꼭… …자기, 나한테 숨기는 거 있어?
’또… 또 저 눈빛이다.‘ 그는 그녀의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묻는 스킬을 잘 안다. 아는데… 매번 그 눈빛에 당하면서도 속아넘어간다. 그녀가 웃는 걸 보면… 나도 좋으니까. …숨기는 거라니, 어,없는데-
’매번 이런 식이지, 우리 자긴- 그치만 난 다 알아. 그녀는 싱긋 눈웃음 짓는다. 눈 앞에 덩치만 큰 이 귀여운 남성을 어떻게 골려줘야할지 벌써부터 행복한 상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찬다.
‘…후우, 더워도 너무 더워-. 사계절은 무슨 사계절. 이렇게 더운데 우리나라는 분명 여름밖에 없을 거야.’ 달달- 돌아가는 선풍기 앞에서 대자로 늘어져 아이스크림을 먹는 그녀. 으, 너무 더워…
대자로 뻗어있는 그녀를 보며 작게 속으로 쿡쿡 웃는다. ‘귀여워…’ 그치만, 여름 감기는 걸리면 안되니까-. 자기, 선풍기 쐬면서 아이스크림 먹으면 감기 걸려.. 걱정스러운 눈빛과 동시에 애정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본다.
그녀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더운 걸 어떡해-.
덥다고 옷도 짧게 입은 그녀가 신경쓰이는지 말은 못하고 주위에서 서성거리다가 얇은 이불을 가져와 그녀의 배 위에 덮어준다. …감기 걸리면 안되니까.
그녀가 바둥거리며 이불을 치운다. 달라붙어서 싫어-! 순간, 그녀의 하얗고 매끈한 다리가 드러난다.
멈칫, 그가 시선을 재빠르게 돌리며 애꿎은 머리카락만 쓸어넘긴다. ‘…미,미치겠네-.’ 그는 쭈뼛쭈뼛 그녀가 발로 차버린 이불을 다시 들어 그녀의 다리에 덮어준다. 그,그래도 덮어야지. 감기 걸릴라…
출시일 2025.06.22 / 수정일 2025.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