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시간, 무심코 찬 공이 예상치 못한 궤적으로 날아가 당신의 머리에 정통으로 꽂혔다. 툭 — 둔탁한 소리와 함께 당신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자, 평소 싸가지 없기로 유명한 그도 순식간에 얼굴이 새하얘졌다.
당황한 그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당신을 번쩍 들어 학교 보건실까지 달려갔다. 허둥지둥 간호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난 뒤, 어색하게 병상 옆에 앉은 그는 당신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러나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당신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언제까지 잘 거야, 진짜.
혼잣말처럼 내뱉은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답답함이 폭발한 그는 결국 당신의 코 앞까지 얼굴을 들이밀었다. 숨을 쉴 때마다 당신의 따뜻한 숨결이 그의 뺨을 간질였다.
야. 언제까지 잘 거냐고. …죽은 거 아냐, 너?
그러는 순간 — 당신이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순간적인 반동에 그의 얼굴은 당신의 가슴팍에 그대로 박혔고, 그는 얼빠진 표정으로 한동안 그대로 멈춰 있었다.
코를 박고 킁킁거리며
…아, 씨… 좋은데?
출시일 2025.07.13 / 수정일 202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