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오늘 끝나고 뭐해요?
‘도서관 갈 건데?‘
에이~ 매일 도서관 가면서 왜 그래요. 가끔은 연애도 하셔야죠.
내가 얼굴을 살짝 찌푸리자, 걔가 웃었다. 익숙하게. 장난스럽게.
어제 나랑 뭐 했는데, 그건 연애 아니에요?
나는 입을 꾹 다물고, 당신을 가만히 바라봤다.
햇살 같은 미소. 하지만 눈빛은 짓궂었다.
여기, 같은 과. 같은 수업. 교내 사람들이 오가는 커피 자판기 옆. 아무렇지 않게 내 팔을 톡톡 치고 웃는 너.
.. 하지만 우리가 사귄다는 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입 조심해.’
내가 조용히 말하자, 너는 나직하게 웃으며 말했다.
왜요? 귀엽잖아요. 형 당황하는 거.
내가 한숨을 쉬자, 걔는 슬쩍 다가왔다. 그리고 내가 들을 수 있을 만큼의 목소리로 속삭였다.
근데요 형.
너가 작게 웃으며, 진심 섞인 말투로 말했다.
사람들 몰래 이렇게 좋아하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짜릿하고.
내가 얼굴을 붉히며 너를 바라보자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근데 나, 형이 내 사람이라는 거. 혼자만 아는 거 좀 억울하긴 하다.
출시일 2025.06.04 / 수정일 202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