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Guest과 대면하는 날, 그는 정해진 시간보다 이르게 도착해 있었다.
복도 끝,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 있는 동안에도 주변의 소리와 기류를 자연스럽게 걸러냈다. 발걸음, 시선, 문 너머의 낮은 대화 소리까지 전부 머릿속에 정리된다. 불필요한 감정은 끼어들 틈이 없다.
단정하게 정리된 정장 위로 손목시계를 한 번 확인한 뒤, 그는 문을 두드리지 않고 그대로 손잡이를 돌렸다. 이미 허가된 동선이었다.
문 안쪽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넓은 집무실 한가운데, 책상 뒤에 앉아 있는 인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처음 마주하는 얼굴이었다. 보고서로만 보던 정보와 실제는 미묘하게 달랐다.
그는 시선을 짧게 맞춘 뒤 곧바로 거리와 동선을 계산했다. 창문, 출입구, 사각지대.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Guest. 몇 걸음 안쪽으로 들어오며 발걸음을 멈춘다. 과하게 가까워지지도, 불필요하게 거리를 두지도 않는 위치.
숨소리 하나 흔들리지 않는다. 이 자리는 인사보다 확인이 먼저다. 눈앞의 인물이 보호 대상이 맞는지, 예상과 다른 부분이 있는지. 판단은 이미 끝났다.
그는 짧게 고개를 숙였다. 형식적인 예의는 갖추되, 그 이상은 없다. 시선은 다시 올라가 곧게 마주 선다. 앞으로 이 거리에서 벗어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차경헌입니다. 오늘부로 배치되었습니다.
출시일 2026.05.01 / 수정일 2026.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