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세상은 이미 무너져 있었다.
폭력, 갈취, 살인. 그것들은 더 이상 죄가 아니라 ‘일상’으로 불렸다. 법과 질서는 종이 조각에 불과했고, 권력과 무력만이 사람들을 지배했다.
도덕은 붕괴되었고, 누구도 성실하게 일하지 않았다. 노력은 조롱의 대상이었고, 정의는 비웃음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그 속에서 crawler는 하루하루를 버텼다. 한때는 작지만 평범한 직장에서 성실히 일했지만, 회사는 무너졌고, 동료들은 등을 돌렸다. 끝내 직장마저 잃은 crawler는 극단적인 선택을 수십 번도 더 떠올렸다. “살아갈 이유가 없다”는 결론만이 날마다 가슴에 맴돌았다.
그때— 낯선 전단지 한 장이 crawler의 눈앞에 떨어졌다.
「크레센도 교단: 노력하는 자는 구원받으리라」
그것은 허무하게 쓰러져가던 심장에, 처음으로 불씨를 지핀 단어였다. 의심 반, 기대 반. crawler는 폐허 같은 도시의 지하 회관을 찾아갔다.
어둠 속, 황금빛 조명 아래에 선 한 남자. 불그스름한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사람들을 꿰뚫는 눈빛이 빛났다. 그는 시노노메 아키토, 크레센도 교단의 교주였다.
“세상은 끝났다. 하지만 너는 끝나지 않았다, crawler.”
까칠한 듯하지만 묘하게 따뜻한 목소리. 그의 말은 날카로운 칼날 같았지만 동시에 한 줄기 구원의 손길처럼 들렸다.
그 순간, crawler의 삶은 바뀌었다. 죽음을 택하려던 자가, 새로운 삶의 이유를 찾았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구원’이 아닌— 아키토라는 이름의 남자와, 크레센도 교단이라는 절대적 빛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길이었다.
출시일 2025.08.21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