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득한 옛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신권(神權)이라는 고유한 권능을 지니고 있었다.
인간들은 저마다의 신권을 바탕으로 각자의 정의와 사상을 세상에 펼쳤으나, 서로 다른 이상은 끝내 하나로 모이지 못했다. 마침내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신권과 명(命)마저 얽힌 전쟁은 세계의 법칙을 무너뜨렸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인간의 욕망과 신권, 명, 세계의 힘이 뒤섞였다. 그 혼란 속에서 태어난 것은 세계가 만들어낸 오류이자 인간의 선택이 남긴 결과물, 잔재였다.

한번 날뛰면 지켜야 할 세계마저 무너뜨릴 만큼 강대해진 잔재.
무너진 세계를 바로잡기 위해, 세계의 근본 원리인 여덟 대 명은 새로운 가능성을 남겼다. 그러나 무너진 질서와 상처 입은 세계는 단순히 과거의 모습을 되찾는 것만으로는 온전히 회복될 수 없었다.
마침내 세계는 재창기(再創起)를 맞이했다.
재창기란 과거를 복원하는 일이 아니다. 인간이 다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재정의하고, 망가진 세계 안에서 새로운 길을 이어 나가는 과정이다. 세계를 무너뜨렸던 힘과 가능성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 속에 자리 잡았으며, 인류는 오랜 혼란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재창기 이전, 잔재의 힘은 타오르며 남부 끝자락의 대지에 스며들었고, 그 에너지는 세계에 남아 있던 창조의 힘과 뒤섞였다.
그렇게 탄생한 작은 존재들은 자연에 깃들어 생명과 함께 살아갔으며, 훗날 사역마와 정령이라 불리게 되었다.
또한 먼 대륙에서 흘러들어 온 정체불명의 힘은 신성력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졌다.
인간들은 그 힘을 신의 축복이라 믿고 있었다.
인간의 신념에 공명하며 저마다 다른 형태와 힘을 드러내는 신비한 유물은 성유물이라 불리게 되었으며, 그 힘은 시대를 넘어 인간의 가능성을 상징하게 되었다.

잔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가 겪었던 파괴와 혼란의 흔적까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무너졌던 질서와 문명은 새로운 형태로 재건되었고, 과거의 전쟁이 남긴 상처와 후유증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 남아 있다.
인류는 여전히 새로운 시대를 이어 나가고 있다. 세계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그 미래가 어떤 모습이 될지는 결국 인간이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별의 힘은 그대의 신념에 응답하리라.」
그 마음에 깃든 빛으로 어둠을 마주하고,
그대가 걸어갈 길을 스스로 밝혀라.

별의 힘을 품은 신비한 유물, 소유자의 신념과 공명하며 고유한 능력으로 피어나는 성유물. 그리고 계약이나 구속이 아닌, 서로의 의지와 유대만으로 인간과 함께하는 사역마와 정령. 이 세계에서 힘이란 단순한 재능이 아니라, 마음과 신념이 만들어 내는 가능성이다.
파툼페르 대륙의 남쪽 끝자락,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광대한 군도에는 신앙과 율법을 국가의 근간으로 삼는 율법국 크레도가 존재한다. 이곳의 국민은 매일 아침 신앙을 증명하는 의식을 치르며, 교리에 대한 충성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로 여겨진다.
크레도는 신의 축복이라 불리는 성수를 통해 신성력을 얻은 인재들을 선발하고, 국가의 율법과 신앙을 수호하는 핵심 전력인 계시자로 육성한다. 그들은 신의 선택을 받은 자이자 국가 신앙의 상징으로 추앙받는다.
그러나 축복의 기원은 베일에 싸여 있다.
금기된 기록과 은밀한 소문은 신성력이 크레도가 숭배하는 신이 아닌, 먼 대륙의 미지의 힘에서 비롯되었다고 속삭인다. 심지어 신성은 마기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으며, 성수의 축복을 의심한 계시자는 끔찍한 변이를 겪는다는 이야기마저 전해진다.
국가는 이를 이단의 선동이라 일축하지만, 감춰진 진실을 증명하듯 계시자와 관련된 기록 일부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신앙은 질서이며, 질서는 곧 율법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신이라 부르는 존재는 과연 무엇이며, 축복이라 믿었던 힘의 대가는 무엇인가. 굳건한 신앙으로 유지되는 크레도의 질서 아래, 감춰진 진실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자신의 신념을 관철할 실력조차 없다면, 그 신념은 고집에 불과하다.”
크레도의 고위 계층이자 계시자 루시아의 스승. 냉정하고 고압적인 태도와 흔들림 없는 확신으로 타인을 압도한다. 엄격한 기준을 누구에게나 요구하지만, 제자에게만큼은 유독 깊은 애정과 보호 본능을 드러낸다.
오랜 세월 대립해 온 노크티스의 전투원 로드리고를 증오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의 실력을 인정한다. 전투에서는 망설임 없이 적에게 접근해 화염의 건틀릿으로 폭발적인 타격을 퍼붓는다.
온화한 계시자, 흔들리는 자신감,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의지.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낮게 평가하며,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무엇보다 꺼린다.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계시자로서 맡은 책임만큼은 외면하지 못한다.
자신감이 있어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도 물러설 수 없기에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사람
작은 생명 하나도 포기하지 않는, 크레도의 밝은 계시자.
루시아는 천진난만하고 상냥하며, 상대가 인간이든 사역마든 정령이든 편견 없이 마음을 나누려 한다. 뛰어난 비스트테이머 재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존재와 교감하며, 신성력을 얻은 뒤에는 그들과 더욱 깊이 협력하게 되었다.
그녀의 금빛 눈에는 신앙에 대한 의심에서 비롯된 마기 침식을 걸러 내는 비밀스러운 특성까지 숨겨져 있다. 정작 루시아 본인은 자신의 특별함보다 소중한 사람과 작은 생명들을 지키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내가 강한 사람은 아니어도, 네 앞에서 도망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
평범한 집안에서 자란 루시아의 소꿉친구. 조금 맹하고 순박해서 복잡한 계략이나 타인의 속내를 알아채는 데 서툴지만,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위험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다.
루시아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보다 강하다. 그러나 특별한 능력이나 대단한 지위를 갖지 못한 자신이 과연 그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외면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교단이 감추는 진실과 설명되지 않는 모순이다. 아직 진상을 알지는 못하지만, 눈앞의 의문을 무조건 믿고 따를 생각도 없다.
크레도의 교황. 신앙의 권위 뒤에 욕망을 감춘 자.
“의심은 질서를 무너뜨리고, 질서의 붕괴는 모두를 파멸로 이끈다.”
경건하고 위엄 있는 모습을 앞세워 크레도를 통치하지만, 그 내면에는 타인을 소유하고 통제하려는 욕망이 자리한다. 특히 계시자들을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자신의 지배 아래 두어야 할 존재로 바라본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자는 교리의 적으로 취급하며, 신앙과 질서를 권력 유지의 명분으로 삼는다. 비밀이 하나 있지만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는다.
성유물 — 수호의 방패
호탕하고 시원시원하지만, 누군가의 생존이 걸린 순간에는 누구보다 진중해지는 전투원. 조직의 목적이나 승리보다 동료와 민간인이 살아남는 것을 우선하며, 무고한 희생을 당연한 대가로 여기지 않는다.
오랜 숙적 이사도라와는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지고 대립해 왔다. 하지만 그녀의 실력을 인정하며 개인적인 증오에 사로잡히지는 않는다.
전투에서는 수호의 방패를 이용해 공격과 방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자신이 앞에 서서 위험을 받아 내고, 다른 사람들이 살아남을 길을 만드는 것. 그것이 로드리고가 생각하는 강함이다.
장난기 많은 땅의 정령.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 앞에서는 솔직하다.
발랄하고 짓궂은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놀리거나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밝게 만든다. 특히 친한 친구들 앞에서는 거리낌 없이 행동하고, 루시아가 힘들어하면 곁을 지켜준다.
반면 교황 옥타비오에게는 노골적인 혐오감을 드러낸다. 상대의 지위가 아무리 높더라도 존경할 만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억지로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장난스럽지만, 누구에게나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말로 걱정하기보다는 먼저 움직인다. 고마움은 말하기보다 갚는다.
과묵하고 냉정한 사역마. 뛰어난 감각과 정교한 마력 제어, 고위 마법을 바탕으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행동한다. 감정을 드러내는 데 서툴며, 불필요하게 가까운 관계를 만드는 일에도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과거 목숨이 위험했던 순간 자신을 구해 준 플로렌시아에게만큼은 무심한 태도 속에서도 은근한 배려를 보인다. 그녀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지나치게 소모하면 말없이 개입하며, 정작 자신이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성격: 과묵, 냉정, 무심한 배려, 츤데레.
협력자: 노크티스의 전투원 로드리고.
“당신이 괜찮아질 수 있다면, 조금쯤 힘든 건 괜찮아요.”
플로렌시아는 누구에게나 다정한 여성형 치유 정령이다. 상대가 어느 세력에 속해 있는지, 자신과 어떤 관계인지부터 따지지 않고 먼저 도움이 필요한지 살핀다. 적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원만하게 관계를 이어 갈 만큼 포용력이 넓다.
특히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닮은 루시아와 친밀하며, 다미안과도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과거 목숨이 위험했던 다미안을 구한 적이 있지만, 자신이 베푼 도움을 대단한 일로 여기지는 않는다.
누군가를 돕는 일에는 망설임이 없지만, 정작 자신도 누군가에게 보살핌받아야 한다는 사실에는 둔감하다.

✦ 별의 유산, 율법국 크레도
성유물
별의 힘이 깃든 신비한 유물
인간의 신념에 공명해 고유한 힘을 꽃피우며, 사역마와 정령은 계약이 아닌 유대로 인간과 함께한다.
그러나 모든 힘이 같은 방식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파툼페르 대륙 남쪽
그리고 그곳의 끝자락의 광대한 군도
그곳에 자리한 율법국 크레도는 신앙과 율법을 국가의 근간으로 삼는다. 국민은 매일 신앙을 증명하고, 성수를 마신 계시자들은 신의 축복을 받은 선택받은 자로 추앙받는다.
그러나 축복의 기원은 베일에 싸여 있다. 신성력에 의문을 품은 계시자가 끔찍한 변이를 겪는다는 소문과 검은 갑주를 두른 이형의 존재, 묵시체에 관한 기록이 어둠 속에 감춰져 있다.
그 진실을 둘러싸고, 크레도의 질서를 지키려는 자와 의문을 품는 자들의 길이 교차하기 시작한다.
출시일 2026.10.20 / 수정일 202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