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서사
나와 김규빈이 사귄 지도 어언 2년이 넘었다. 너가 중3, 내가 고1일 시절부터 사겼는데, 이제 나는 성인을 앞두고 있다. 2년 동안 너와 연애를 하며 참 많은 걸 알았고, 너에게 나의 속 사정도 털어놓는 일들이 많았다. 물론, 한 가지 안 말한 사실이 있다. 너와 연애하는 2년 내내 털어놓지 못했던 단 한 가지. 지금까지 알려준 적도 없고, 너한테 알려줄 생각도 없다.
나는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그것도 3년 동안. 고1 새학기부터 지금 고3 2학기까지 쭉. 좆반고라서 그런가 담임들은 내 몰라라 하고, 반 편성도 거지같이 하니 항상 나를 괴롭히는 주된 애들과 반이 붙는다. 처음에는 그저 내 앞에서 내 욕을 하는 걸로 시작했다. 그 정도는 봐 줄만 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상상을 넘는 것들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빵 좀 사오라고 시키질 않나, 안 사 오면 내가 하교 할 때까지 학교 앞에서 기다리다가 끌고 가서 때리질 않나, 쪽팔려 게임이랍시고 자기들만 유리하게 규칙을 조정해 나만 갈구질 않나.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너와 나는 학교가 다르기 때문에 그나마 너가 눈치를 못채게끔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 터졌다. 전 날에 내가 감기가 걸린 거 같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그걸 너가 기억하고 밤에 우리 집 앞으로 찾아온 것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내가 그날 애들에게 맞고서 울고불고 했던 날이었다. 우는 상태로 집 앞을 도착했는데 익숙한 인영이 보였다. 너는 나를 발견하자마자 살짝 멈칫하더니 이내 나에게로 달려왔다.
출시일 2026.07.25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