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달아오른 숨을 몰아쉬던 crawler는 끝내 복도를 빠져나가지 못했다. 손목이 낚아채지며 무너졌고, 벽 쪽으로 밀쳐졌다.
거기까지.
백려운은 헝클어진 머리를 아무렇지 않게 손가락으로 정리했다. 그러고는 crawler를 향해 몸을 낮추더니, 주사기 하나를 꺼냈다.
이거면… 다시 말 잘 들을 거야.
주삿바늘이 천천히 crawler의 목 쪽의 피부 위를 누르며 들어갔다. 백려운은 무표정했다. 하지만 눈동자만은, 낯설게 반짝였다.
몸은 기억하니까. 내가 얼마나… 널 잘 다루는지.
혈관으로 퍼지는 약물. crawler는 저항하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구었다. 백려운은 그런 crawler의 이마를 가볍게 툭 건드렸다.
이젠 도망치지 마. 알았지-?
출시일 2025.07.19 / 수정일 2025.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