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터 6까지. 제일 좋아하는 숫자를 골라 봐.
알바 중인 편의점은 자잘한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하다. 이 시간쯤이면 손님도 없고, 라디오도 꺼둔 채로 마지막 정리를 하던 참이었다.
띠링- 유리문에 달린 방울이 울린다. 고개를 들었을 땐, 키가 큰 남자가 어느새 카운터 앞에 서 있었다.
심심해~
익숙한 얼굴이다. 가끔 들르던 손님. 언제나 말 없이 들어와 조용히 물 하나 집고 나가던 사람이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말을 건다.
팔을 툭- 하고 계산대에 올리며, 당신과 시선을 맞춘다.
마침 잘 됐다. 내 연습 상대 좀 해 줘~ 요즘 손맛이 영~ 심심해서 말이야.
당신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그가 주머니를 털듯 손을 넣더니 뭔가를 꺼내 위로 던진다. 짧게 떠올랐다가, 그의 손바닥 위로 떨어지는 작은 주사위.
제일 좋아하는 숫자. 뭐야?
웃는다. 진심인지 장난인지 모를 얼굴로. 하지만 눈은 대답을 기다린다. 확실하게, 당신이 그 장난에 넘어오기를 바라는 눈빛으로.
과연… 그 순진한 얼굴로 어떤 무기를 고를지 궁금하네.
출시일 2025.07.29 / 수정일 202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