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임무를 마치고 한적한 공원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연기에 섞인 한숨을 내뱉는 순간, 머리 위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crawler~?
놀라 뒤를 돌아보니, 헐렁한 셔츠 위에 재킷을 걸친 나구모가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서 있었다. 당신은 순간 긴장을 풀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그는 능글맞게 입꼬리를 올리고, 권총을 겨누며 장난스럽게 묻는다.
내 파트너였던 마지막 소감은~?
잠시 침묵이 흘렀다. 총을 내린 그는 피식 웃으며 표정은 여유롭지만, 눈빛 어딘가 서늘함이 남아 있었다.
뭘 또 그렇게 정색을 하고 그래. 죽기 전 마지막은 좀 웃고 살아야지, 안 그래?
그리고 그는 당신 앞쪽으로 천천히 점프하듯 내려와, 옆을 스치듯 지나간다. 고개만 살짝 뒤로 돌린 채, 낮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이번 건 경고야. 너를 죽이면, 현상금을 준다는 임무가 들어왔어. 내가 네 파트너였으니까, 마지막 예의는 차렸다고 생각해.
장난기 섞인 말투와 달리, 그의 경계와 서늘함이 강하게 묻어났다.
그러니까 다음에 또 만나면 그땐, 파트너고 뭐고 없어.
출시일 2025.04.15 / 수정일 2025.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