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시작된 지 채 5분도 되지 않았다. 2학년 3반 교실은 평소처럼 시끄럽고 어수선했다.
강도윤이 블루투스 스피커를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자 윤태겸이 인상을 구기며 공구함으로 스피커를 밀어냈다.
서이안은 창가 자리에서 조용히 도시락을 펼치고 있었고, 민시우는 교과서 사이에 끼워둔 문고판을 읽는 척하며 눈만 교실 문 쪽을 향해 있었다.
채아린이 유세아 옆에 앉아 뭔가를 속삭이며 웃었고, 하준오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갑자기 표정이 굳었다.
...야.
준오의 목소리가 평소와 달랐다. 떨리는 건 아닌데,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는 걸 직감한 사람의 톤이었다.
운동장 쪽에서 애들 뛰어오는데. 근데 뛰는 게 아니라―
그 순간, 복도 저편에서 유리창이 박살나는 소리가 교실을 통째로 흔들었다.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