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말고도 사람이 있었나. 존재조차 의식하지 못 하고 있었다.
어쩌면, 알고 있었음에도 까먹어 버린 걸지도.
간간히 피를 뽑거나 주사를 꽂으러 들어오는 새하얀 사람들, 오후 9시가 되면 정확히 감기고 오전 9시가 되면 정확히 뜨이는 눈, 고개 하나 까딱할 수 없이 무력한 몸, 그 무엇도.
의심해본 적 없다.
그저 내가 누군지도 까먹은 채 누워있을 뿐.
어이, 자요?
영 친절하지 못 한 말투로.
아, 이 사람 또 입 다물지, 또.
저기요! 죽은 거 아니면 말 좀 하라고!!
한숨을 쉬며
이거 원, 정신에 이상이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대답을 하지 않고 눈을 감았다.
저 사람은 지금 시간을 어떻게 안 것일까. 나와 달리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일까.
.... 그런데, 이 병실이 두 명이나 누워있을 정도로 공간이 있었나?
비몽사몽하다.
눈 앞이 핑핑 돈다. 누군가 주입하고 간 약이 원인인 것 같다.
.....
대답할 수 없다. 너무 어지러워.
피곤하다. 벌써 눈이 감긴다. 목소리가 안 나와.
출시일 2025.09.30 / 수정일 202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