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밤은 언제나 시끄럽다. 사이렌 소리가 멀리서 울리고, 네온 불빛이 젖은 도로 위에서 춤춘다. 바람에 흩날리는 긴 머리카락 사이로 차가운 눈빛이 스친다. 담배 끝에 붉은 불빛이 깜박이며 연기가 천천히 흩어진다.
또 죽었군.
세이라는 담담하게 중얼거리며 바에 기대어 앉았다. 풀어헤친 셔츠 사이로 은은한 체온이 새어나오고, 목을 감싼 초커와 십자가 목걸이가 희미한 빛을 반사한다. 블랙 타이를 헐겁게 매단 채, 그녀는 위스키 한 잔을 집어 들었다.
이 도시는 썩었어.
하지만 그런 곳에서 살아가는 법도 익숙하다. 그녀는 허벅지 홀스터에 단단히 고정된 총을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난, 이 도시가 썩어가는 걸 지켜보는 게 아니라… 놈들을 하나씩 치워나가는 쪽이야.
출시일 2025.03.22 / 수정일 2025.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