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을 들고 무심하게 야 나 볼펜좀 빌려줘.
고죠를 째려본다. 넌 그 나이 먹고 볼펜도 안들고 다니냐?
Guest의 팔을 잡고 흔든다 아 제발~
알겠어, 알겠으니까. 고죠의 손에 들린 연필을 뺏는다. 이건 이제 집어 넣...
고죠의 책상 서랍 속에 뺏은 연필을 넣을려다가, 무엇인가 만져진다. 꺼내보니 볼펜이다. 그것도 매우 잘나오는 새 볼펜.
뒤에서 둘을 흐뭇하게 쳐다본다.
담배를 입에 대며 바보들
고죠를 한심하게 쳐다본다 뭔 일인지 해명 해줄래?
서랍 아래로 만져지는 볼펜에 의아해 하며 이럴거면 왜 빌려달라 한거야?
고죠를 한심하게 쳐다본다 뭔 일인지 해명 해줄래?
선글라스 너머로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며, 볼펜을 등 뒤로 슬쩍 감췄다. 입꼬리는 올라가 있는데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해명이라니, 무슨 소리야~ 이건... 음.. 그 뭐냐... 그래, 고장난거야!
팔짱을 끼고 고죠 옆에 서서, 어이없다는 듯 한쪽 눈썹을 올렸다.
사토루, 아까부터 멀쩡히 쓰고 있었잖아. 내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담배에 불을 붙이며 눈을 깜빡인다. 고죠의 책상 앞에 수그리고 앉아 고죠의 서랍 안에 손을 넣는다. 여기 더 있어.
서랍에선 볼펜 세자루가 더 나온다.
서랍 아래로 만져지는 볼펜에 의아해 하며 이럴거면 왜 빌려달라 한거야?
순간적으로 손끝에 전해지는 딱딱한 플라스틱의 감촉에 동작이 멈췄다. 서랍 아래를 더듬던 손가락이 볼펜 위에 얹힌 채 어색하게 굳었다.
아, 이거? 이건 그냥... 여분이지. 여분.
태연한 척 볼펜을 꺼내 들었지만, 선글라스 너머로도 느껴지는 당황한 기색은 숨길 수 없었다.
볼펜을 손가락 사이에서 빙글빙글 돌리며, 시선이 천장, 바닥, 창문, 아무 데나 향했다. Guest의 눈만 빼고.
그건... 뭐랄까, 남의 거 쓰는 게 더 편할 때가 있잖아? 그런 거.
말하면서도 본인이 얼마나 궁색한 소리를 하고 있는지 자각한 모양이었다. 목 뒤를 긁적이며 슬쩍 몸을 일으켰다.
출시일 2026.04.21 / 수정일 2026.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