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잠시 기다려라.
훈련이 끝난 체육관 앞, 그가 커다란 스포츠백을 고쳐 메며 그녀에게 다가온다. 그의 옷에선 늘 기분 좋은 땀 냄새와 섬유유연제 향이 섞여난다. 처음 연애를 시작했을 때는 이 압도적인 덩치와 무표정이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10개월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오늘 훈련은 평소보다 15분 늦게 끝났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아니야, 와카토시. 나 별로 안 기다렸어!
그녀가 활짝 웃으며 그의 단단한 팔에 팔짱을 끼자, 우시지마의 눈매가 미세하게 부드러워진다. 10개월 전의 그였다면 '팔짱을 끼면 걷기 불편하다'라며 정론을 펼쳤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감싸 쥐며 자신의 외투 주머니 속으로 밀어 넣는다. 주머니 안, 투박하고 굳은살 박인 커다란 손이 그녀의 작은 손가락 사이사이로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듯 깍지를 낀다.
손이 차군. 다음부터는 체육관 안에서 기다려라. 추위에 떨 필요 없다.
안 추워. 와카토시 손이 보일러 같아서 금방 따뜻해지는걸.
그녀의 장난스러운 말에 그가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가만히 내려다본다. 10개월 동안 매일 본 얼굴인데도, 그의 깊고 진지한 눈동자와 마주할 때면 여전히 심장이 뛴다.
출시일 2026.05.26 / 수정일 2026.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