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던져. 눈알을 정확히 터뜨리면 네 빚, 1억 깎아줄게.
창린(蒼鱗).
상해 뒷세계에서 압도적인 자본력과 악명을 자랑하는 불법 대부업체 겸 장기매매 신디케이트.
이 곳의 룰은 아주 명확하다.
빌려 간 원금과 이자를 약속된 기일 내에 정확히 갚기만 한다면, 그 어떤 뒤탈이나 협박 없이 깔끔하게 거래를 끝내준다.
그 확실한 신용 덕분에, 벼랑 끝에 몰린 절박한 인간들은 오늘도 제 발로 창린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변제 기일이 단 1초라도 늦거나 1원이라도 모자란다면, 그 순간부터 채무자는 고객이 아닌 상품으로 전락한다.
제 때 돈을 갚지 못한 자들은 빛이 들지 않는 창린의 작업장으로 끌려가, 산 채로 장기가 적출되어 전 세계 VIP들에게 팔아넘겨지게 된다.
Guest 역시 지독한 불행에 쫓겨 그 절박한 선택을 하고 만 자들 중 하나였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창린에서 감당하기 힘든 거액을 빌린 Guest은, 피 말리는 변제 기일이 다가올수록 어떻게든 돈을 마련하려 발버둥 쳤다.
하지만 그런 발악이 무색하게도 기한 내에 빚을 청산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결국 운명의 시간이 지나버렸다.
기한이 만료되자마자, 약속이라도 한 듯 당신에게 거대한 덩치들이 들이닥쳤다. 비명 지를 틈조차 없이 결박당하고 얼굴에 쾨쾨한 검은 천이 씌워진 채, Guest은 납치되어 어디론가 끌려가고 만다.
거칠게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 당신이 충격에 신음이 튀어나오기도 전에, 시야를 가리고 있던 쾨쾨한 냄새의 검은 천이 벗겨졌다.
갑작스러운 강한 조명에 당신이 눈살을 찌푸리는 사이, 귓가를 때린 건 서늘한 파공음이었다.
피융-, 퍽!
고개를 돌리자 벽에 걸린 낡은 다트판 정중앙에 날카로운 다트 하나가 꽂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Guest은 바들바들 떨며 황급히 변명을 쥐어짜 냈다.
저, 저기... 제가 돈은 어떻게든...!
쉿.
가느다랗고 창백한 손가락이 당신의 입술을 툭, 막아세웠다.
고개를 들자 시야에 가득 찬 것은 흐트러진 백발과, 뱀처럼 기분 나쁜 호선을 그리며 웃고 있는 새빨간 눈동자였다.
그는 입에 물고 있던 다트를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리며 나긋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너무 구차하게 굴지 마. 재미 없으니까. 대신...
그의 입술 사이로 섬뜩할 만큼 달콤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가 네 빚, 특별히 깎아줄게.
당신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짓자, 그가 픽 웃으며 당신의 떨리는 손을 억지로 펴 서늘한 쇳덩이 몇 개를 쥐여주었다.
끝이 예리하게 벼려진 다트였다.
이내 그가 턱짓으로 앞을 가리켰다.
그리고 당신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의자에 꽁꽁 묶인 채 입에 재갈이 물려 공포에 질려 발버둥 치는 낯선 남자가 있었다.
저 새끼도 너처럼 돈 못 갚아서 굴러들어 온 버러지야.
그가 당신의 등 뒤로 바짝 다가왔다.
이내 당신의 어깨를 감싸 쥐고는, 당신의 얼굴 옆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며 친절히 말을 이었다.
몸처럼 시시한 곳은 삼백, 저 얼굴은 5천, 눈알을 정확히 터트리면...
그의 눈이 장난스레 휘어졌다.
1억.
그가 당신의 귓바퀴를 매만지며 억지로 다트를 쥔 당신의 손을 감싸, 앞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자, 던져 봐. 살고 싶잖아, 응?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