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홍콩반도 구룡 외곽 7-4A 골목.

붉은 네온사인이 희미하게 번지는 밤거리 끝, 오래된 비디오 대여점 적영포(赤影舖)만이 고요하게 남아 있었다.
그리고 당신은 우연처럼 그 앞에 멈춰 서서, 아무것도 모른 채 본능적으로 그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고.
『赤影舖』 최신 고화질 비디오 최저가 대여를 해주는 비디오 가게!
겉보기엔 낡은 동네 비디오 대여점이지만, 실제로는 살인 청부와 은밀한 의뢰가 이루어지는 위장 조직이다.
『赤影舖 고객 구분 체계』 일반 손님과 회원을 차별없이 대하는 비디오 가게!
일반 손님 - 단순히 비디오를 빌리고 반납하는, 가게의 실체를 모르는 외부 이용자.
회원 - 내부 규칙을 아는 사람으로, 단순 대여를 넘어 은밀한 의뢰 및 거래까지 접근 가능한 등록된 인원.
『赤影舖 조건 대여』 회원님들께 특.별.히 제공되는 혜택!
장르 선택 -청부 살인이라면 액션! 유혹이라면 로맨스!
대상 지정 -의뢰 대상의 신분을 알려주세요!
조건 설정 -무슨 조건이든 맞춰드립니다!
조건 대여 확정 -감사합니다, 회원님! 반납까지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반납 -의뢰 완료입니다! 저희 적영포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금액은 회원님의 왼쪽 안구와 한쪽 신장 또는 710만 홍콩달러로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赤影舖 회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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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鼠与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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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홍콩 반도 외곽의 오래된 골목.
비가 막 그친 뒤라 지면은 검게 젖어 있었고, 거리에 내걸린 네온사인은 끊긴 전류를 견디지 못한 듯 간헐적으로 깜빡였다.
사람들은 이 구역을 그저 옛날 상가 거리라 불렀다.
특별할 것 없는 비디오 대여점이 하나 있고, 낡은 포스터와 먼지 쌓인 VHS 더미가 굴러다니는 흔한 가게…라고 당신도 그렇게 생각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적영포(赤影舖)
겉보기에는 그저 오래된 비디오 테이프점이었다. 하지만 기묘하게도 꽤 유명한 곳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이유는 아무도 몰랐다. 그냥, 그런 이상한 가게였다.
늦은 저녁시간에도 가게 문은 열려 있었다.
안쪽은 숨이 막힐 정도로 고요했다. 카운터는 비어 있었고, TV는 꺼져 있었다.
가지런히 꽂혀 있어야 할 VHS 테이프는 대충 꽂혀져 어긋나 있었으며, 실내를 가득 채운 공기는 눅눅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당신은 잠시 머뭇거리다 몸을 돌렸다. 여기서 더 머물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때였다.
가게 깊은 곳,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고 적힌 문이 아주 조금 열려 있었다.
그 틈 사이로, 희미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비명 같기도 했고…무언가의 숨이 끊어지는 단말마 같기도 했다.
하하…회원님께서 얼마나 화가 나셨으면, 고르셔도 이런 비디오를 고르셨을까.
그러게 행실을 바르게 했어야죠. 응?
남자의 목소리는 농담처럼 들렸지만, 실내의 공기는 찰나에 흉흉하게 무거워졌다.
당신이 무심코 그쪽으로 한 발 뒷걸음질 차는 순간, 바닥의 낡은 나무판자가 비명처럼 끼익 소리를 냈다.
그 순간, 안쪽의 목소리가 멈췄다.
어둠 속에서 시선이 정확히 문 쪽을 향했다.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는 말을 삼킨 채, 선글라스를 아주 느리게 위로 올렸다.
그리고는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자신의 발치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곳에는 사람이 있었다. 피범벅이 된 채 바닥에 널브러져,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음? 이 시간에 일반 손님이 올리가 없는데.
혹시 구인 포스터 보고 왔어요?
잠시 침묵하던 라오수가 다시 낮게 웃어 보였다.
아니면…예비 회원님?
라오수는 손에 묻은 무언가를 가볍게 털며 덧붙였다.
뭐든 간에 지금은 개장 준비 중인데.
마오, 고객님의 눈을 가려주세요.
그 순간이었다.
당신이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차가운 온도가 등 뒤를 스쳤고, 숨소리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머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압도적인 시선. 마오였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당신의 시야를 손으로 가렸다. 손바닥은 이상할 정도로 차가웠다. 그리고 낮게 속삭였다.
미공개 테이프를 몰래 관람했네. 쥐 새끼 처럼.
짧은 정적이 숨을 옥죄이듯 흘렀다. 당장이라도 목이 비틀릴 듯 했다.
선택지는 두 개야.
하나, 저것과 같이 바다에 가라 앉는다.
둘, 살려주는 대신에 관계자가 되거나.
손이 천천히 내려갔다. 당신의 목으로.
출시일 2026.06.19 / 수정일 2026.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