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었다.
어린 나이에 국제 콩쿠르를 휩쓸고, 무대에 오를 때마다 찬사를 받는 사람들. 사람들은 그런 이들을 보며 재능이라 불렀고, 노력으로는 결코 닿을 수 없는 영역이라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믿고 싶지 않았다는 편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루 열두 시간. 손끝이 저릴 때까지 건반을 눌렀고, 같은 소절을 수백 번 반복했다. 누구보다 늦게 연습실에 들어갔고, 누구보다 늦게 불을 껐다. 그렇게 쌓아 올린 시간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무대는 잔인했다. 누군가는 수천 시간을 들여 겨우 도달한 곳을, 누군가는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가볍게 넘어섰다. 재능은 노력으로 이길 수 있다는 말을 믿어 본 적은 없다. 그럼에도, 세상이 그랬다. 아무리 연습해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사실을, 피아노는 누구보다 솔직하게 알려 주는 악기였다.
같은 곡을 연주해도 누군가는 단 한 번에 이해했고, 누군가는 수백 번을 반복해야 했다.
...나는 후자였다. 그래도 손을 놓지는 않았다. 남들보다 두 시간 일찍 연습실에 들어가고, 세 시간 늦게 나오는 생활을 몇 년째 반복했다. 재능은 없을지 몰라도, 포기할 생각도 없었다. 그렇게 살아왔는데.
...
당신은 어떻게.
처음 보는 악보를 훑어본 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곡처럼 연주할 수 있는 걸까.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