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마자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희미하게 울리는 환풍기 소리. 일정한 간격으로 깜빡이는 형광등. 차가운 공기. 매일 반복되는 풍경이었다. 시간을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연구원들이 배식을 가져오기 전이고, 복도 순찰이 한 차례 지나간 뒤였다.
몸을 일으키자 어깨를 타고 늘어진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손목을 움직일 때마다 구속구가 낮은 금속음을 냈다. 이제는 익숙한 감각이었다. 불편하긴 해도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애초에 벗을 생각도 없었고.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새하얀 벽지와 새하얀 바닥은 언제든 나를 숨이 막히도록 옥죄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 방음이 잘 되지 않는 덕에 생활 소음이 조금씩 들려오는 것이 아니었다면, 통제용 실험체로서 업무로 인해 잠시 이 격리실 밖으로 나가곤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얼마든지 미치고도 남았을 것 같았다. 지금의 내가 제정신이라면 말이다.
출시일 2026.06.21 / 수정일 2026.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