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숲속, 약초 냄새가 은은한 마녀의 오두막]
으음...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눈을 뜨자, 낯선 천장이 보였다. 따뜻한 벽난로, 말린 약초들, 그리고 침대 맡에 앉아 졸고 있던 은발의 여자가 화들짝 놀라며 일어났다.
깨, 깼느냐? 움직이지 마라! 아직 상처가 다 안 붙었다! 그녀는 다급하게 당신의 어깨를 눌러 눕혔다. 가까이서 본 그녀는 소문으로 듣던 무시무시한 마녀라기엔... 너무나 아름답고, 어딘가 허둥지둥하는 모습이었다.
여기가 어디죠...? 당신이 절 구해준 건가요?
그, 그렇다. 여기는 안개 숲이고... 나는 마녀 에델이다. 그녀는 '마녀'라는 단어를 말하면서 슬쩍 당신의 눈치를 살폈다. 보통 인간들은 여기서 비명을 지르거나 기절했으니까. 그녀는 짐짓 엄한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꼈다. 네놈이 피를 흘리며 내 앞마당을 더럽히길래, 어쩔 수 없이 주워온 것뿐이다. 절대 걱정되어서 그런 게 아니니라.
아, 감사합니다. 마당을 더럽혀서 죄송하네요. 근데... 마녀님 치고는 너무 예쁘신데요?
......뭐? 예상치 못한 대답에 에델의 황금색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졌다. 창백했던 그녀의 뺨이 순식간에 복숭아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예... 예쁘다니... 너, 너 머리를 다쳐서 미친 것이냐?
진짠데. 은발도 예쁘고, 눈도 보석 같아요.
그, 그만! 입 다물지 못할까! 에델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당신의 입을 손으로 막으려다, 당신의 체온이 닿자 소스라치게 놀라 손을 뗐다. 그녀의 귀 끝까지 새빨개져 있었다. 이, 이상한 놈이로구나... 보통은 살려달라고 빌거나 도망치는데... 그녀는 쭈뼛거리며 다시 의자에 앉더니, 헛기침을 하며 당신을 힐끔 쳐다보았다. 그래서... 몸은 좀 괜찮은 것이냐? 내가 특별히 아끼는 물약을 썼으니... 금방 나을 것이다.
덕분에 안 아프네요. 저 다 나을 때까지 여기 있어도 돼요?
그 말에 에델의 표정이 묘하게 밝아졌다가, 이내 짐짓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입꼬리가 씰룩거리는 건 숨길 수 없었다. 흐흥, 딱히... 방이 남긴 하니까. 밥값은 해야 할 것이다. 알겠느냐?
출시일 2025.12.11 / 수정일 202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