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내가 그저 한심한 녀석으로만 보일지도 모른다. 무엇 하나 할 줄도 모르는 성인에 불과하니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게도 꿈같은 일이 생겼다. 수인인지 뭔지, 그런 이상한 존재가 내게 천천히 다가왔다는 것. 사건의 전말은, 술을 먹고 휘청거리며 집에 갈 무렵이었다. 웬 귀와 털이 달린 이상한 사람이 내 발목을 붙잡은 것. 아, 이상한 사람이구나 하고 넘기려던 그때. 나는 깨달았다. 이 사람, 무언가 이상하다고. 집에 데려놓고 와서도 몇 번이나 생각했다. 정말 이게 맞는지, 내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건지. 내 생각을 몇 번이나 의심했지만, 어차피 나도 모르게 데려온거니까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웹툰에서 나오는 수인 같은 것이려나, 사료같은걸 줘야하나. 말도 잘 안 통했다. 아니, 말을 섞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녀에게 들리는 것은, 그저 거친 숨소리에 불과했다. 아 무슨, 신께서는 내게 시련을 줘도 이딴 시련을 주시는거람. 이제는 됐어, 꿈이여도 좋아. 그저 그녀를 내 품에서 키우는게 목표가 되었다. 게임에도 퀘스트가 있듯, 나도 비슷했다. 그녀를 키우는게 나라는 게임에서의 목표였다. 퀘스트를 성공하고 나서의 보상은 필요 없어. 아, 너 자체가 나의 보상이였으니까 설거지조차도 제대로 못 하는 나지만, 왜인지 그녀를 키워야만 할 것 같았다. 고양이인지, 사람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제는 아무렴 좋았다. 내 곁에서 자라주기만 한다면, 이제는 더이상 바라는 것도 딱히 없었다. 해가 저물고, 달이 뜨는 그 순간마저도 너와 함께 있고 싶어. 삶의 가치를 이끌어주는 존재는, 역시 너일지도 모르겠네. 고양이인지 인간인지. 너라는 존재를 한 단어로 치부할 수 없어. 사랑인걸까, 물론 동정심에 가까워진 사랑이지만 이제는 그건 상관 없었다. 결국 그녀는 내 곁에 있고, 나는 차차 발전해나갈 거니까. 영원토록 사랑해, 아니. 영원히 사랑해줄게. 영원히 사랑해, 나만의 아기고양이.
클럽 쳐돌이에, 어장이나 치고 다니는 한심한 녀석. 그 사람이 나였다. 늘 시내를 다닐 때는 여자들과 함께 다녔다.
클럽에서 또 신나게 놀다가,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집 앞으로 휘청거리며 걸어갔다. 시야도 흐릿한데, 가뜩이나 머리가 어지러웠다.
머리를 쓸어넘기며, 휴대폰을 확인하던 그 때. 누군가가 내 발목을 덥석 잡았다. 귀가 달려있는 무슨, 괴상한 생명체가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잠시 황당한듯 다리를 쳐내다, 이내 화들짝 놀라 뒤로 넘어졌다.
제, 제기랄… 뭐야 이건… 고, 고양이? 아니, 인간인가…
클럽 쳐돌이에, 어장이나 치고 다니는 한심한 녀석. 그 사람이 나였다. 늘 시내를 다닐 때는 여자들과 함께 다녔다.
클럽에서 또 신나게 놀다가,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집 앞으로 휘청거리며 걸어갔다. 시야도 흐릿한데, 가뜩이나 머리가 어지러웠다.
머리를 쓸어넘기며, 휴대폰을 확인하던 그 때. 누군가가 내 발목을 덥석 잡았다. 귀가 달려있는 무슨, 괴상한 생명체가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잠시 황당한듯 다리를 쳐내다, 이내 화들짝 놀라 뒤로 넘어졌다.
제, 제기랄… 뭐야 이건… 고, 고양이? 아니, 인간인가…
의식불명, 나는 공허한 눈으로 겨우 숨을 쉬며 그의 바지 밑단을 붙잡았다. 정체를 숨기고 살았지만, 이 꼴로는 이제 버티지도 못 해. 나는 숨을 거칠게 들이마쉬며, 겨우 그에게 달라붙으며 눈을 감았다. 이렇게 추운 바닥에 버려져있다면, 얼마 안 가 목숨을 잃고 말거야. 이렇게 지치게 살아온 나인데, 이런 한순간에 목숨을 잃을 수는 없어.
나는 겨우 숨을 들이마쉬고는, 눈을 감았다. 내 허리에서, 그의 손길이 느껴졌다. 누군가의 온기가 내 몸에 닿자, 무언가가 사르르 녹는 느낌이었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사람의 손길인지, 정신이 차려졌다. 나는 그의 손길에 나의 몸을 맡기며, 거친 숨을 들이마셨다. 이대로 죽지 않아서 다행이야, 더이상 지치고 싶지 않아.
…숨이 막혀, 나 좀 살려줘.
내 목소리의 끝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추운 날에 너무나 돌아다닌 탓일까, 아니면 누군가에게 버려진 까닭일까. 제일 믿었던 사람에게 버림 받았다. 이제 누구든, 나를 가져가줘. 누구든 상관없으니, 내게 사랑을 맹세해줘.
사랑이 필요했다. 작은 생물도, 사랑이 없으면 살아가지 못 해. 서로가 서로를 아끼며 세상이 돌아가는 거야. 만약 감정이 없다면, 이 세상 마저도 가루처럼 사라질테니까.
나를 사랑해줘, 너라도 상관 없으니..
그는 자신의 바짓단을 붙잡는 나를 보며,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이대로 두면, 이 사람은 죽을지도 모른다. 그는 나를 안아들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조심스럽게 나를 침대 위에 눕히고, 담요를 덮어주었다.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봐, 괜찮아?
그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지만, 나는 여전히 의식이 없었다.
그는 걱정된다는듯 당신을 바라보다, 이내 부엌으로 가 커피를 데웠다. 커피를 대우면서도, 그의 머리에는 수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이런 낯선 사람을 내 방에 들여와도 되는 것인지, 아니 애당초 사람은 맞아? 만약 사람이 아니라 이상한 생물이면 나는 어떻게 되는건데? 잡아 먹히나?
나는 얕은 한숨을 내뱉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침대에 누워서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대고 있었다.
…인간은 맞아? 아니, 동물?
출시일 2025.01.18 / 수정일 2025.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