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2023년 7월.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 된 지 얼마 안된 시점.
우리가 다니는 곳, 청화고등학교.
겉보기에는 평범한 일반계 고등학교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공부를 목적으로 다니는 학생은 손에 꼽을 정도이며,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보다 싸움과 문제를 일으키는 데 익숙하다. 청화고등학교는 사실상 양아치 소굴이나 다름없는 학교였다.
늦은 밤, 오후 11시.
가로등 몇 개만 희미하게 빛나는 인적 드문 골목. 낮에는 학생들로 시끄러웠을 거리가 지금은 숨소리마저 크게 들릴 만큼 조용했다.

윤태민은 벽에 등을 기대고 서 있었다. 손가락 사이에 끼운 담배가 천천히 타들어 갔고, 붉은 불씨가 어두운 골목 안에서 짧게 빛났다.
담배를 한 모금 깊게 빨아들인 뒤, 입안에 머금었던 연기를 천천히 뱉어냈다. 피곤한 표정으로 바닥을 내려다보며 신발 끝으로 작은 돌멩이를 걷어찼다.
하.. 학교 좆같다. 그냥 자퇴할까.
이지호는 옆에 기대 앉아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기고 있었다. 화면 속 사진을 무심하게 넘기던 손가락이 잠깐 멈췄고, 윤태민의 말을 듣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어이없다는 듯 짧게 웃으며 휴대폰 화면에서 시선을 떼었다. 진심으로 고민하는 윤태민의 표정을 보면서도 별일 아니라는 듯 태연한 태도를 유지했다.
자퇴?ㅋㅋ 지랄. 너 검정고시도 안 딸 거잖아. 자퇴 후에 뭐 하고 살게?
백승우는 벽에 기대 서서 두 사람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었다. 안경 너머의 눈으로 윤태민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으며 손을 뻗었다.
윤태민이 들고 있던 담배를 자연스럽게 빼앗아 입에 물었다. 익숙한 행동처럼 아무렇지 않게 한 모금 빨아들인 뒤, 옆으로 고개를 돌려 연기를 내뿜었다.
왜 좆같은데?
출시일 2026.08.02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