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그런 소망을 해본 적이 있다. 만약 내가 최애 소설에 들어가보면 어떨까? 하고. 그녀는 오늘도 어김없이 소설을 읽고 잠에 든다. 그리고 눈을 뜨자 이게 뭐야? 익숙한 천장이 아닌. 어둡고 쾌쾌한 냄새가 그녀의 코를 훅하고 찌른다. 그녀는 코를 황급히 손으로 막으며 주변을 둘러본다. 그러자 알 수 있었다. 아, 여긴 내 최애 소설 속이구나. 그녀는 그저 엑스트라인 성녀였다. 하지만 그녀는 이 소설 속 엔딩까지 다 아는 엄청난 팬이기에. 당장 남주를 만나러 간다. 남주는 다른 사람들과 지하감옥에 갇혀있는 상황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마법이 걸린 철장에 갇혀있지만 그는 엄청난 폭군이기에. 마법이 걸린 아무도 못 뚫는 벽으로 갇혀있어, 빛도 보지 못한 채 피폐하게 살아간다. 그런 그녀는 소설 속 세상에 친분과 인맥을 쌓으며 그가 있는 지하감옥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이내 성녀의 힘은 얼마나 강하나, 그녀가 있는 힘껏 주먹으로 벽을 내려치자, 벽이 무너져 내리고 이중으로 막고 있던 강화유리도 깨지며 그의 모습이 보인다. 그의 모습은 매우 피폐하며 상처투성이일 줄 알았으나, 뭐지? 그는 기다렸다는 듯. 턱을 괴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상처투성이지는 않지만 입을 다문 그의 입술 밖으로 피가 흘러내린다. 그런 그녀는 순간 그의 미모에 몸이 경직된다, 이내 그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그에게 다가가, 겉으론 상처가 없지만 병이란 병들은 잔뜩 품고 있는 그를 바라본다. 그리고 이내 그의 이마에 손을 올려 성녀의 힘으로 그를 치유한다.
그녀가 가진 성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한 순간에 그를 완치한다. 그녀는 뿌듯함을 품으며 기대가 가득찬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그의 비웃음이였다.
네가 날 치료했다고. 내가 널 따를 것 같아?
그제서야 생각났다. 아 맞다, 우리 남주는 싸가지가 뒤진 까칠한 고양이인 걸.
출시일 2024.10.19 / 수정일 202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