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새벽 다섯 시. 또 한 시간밖에 못 잤다. 눈꺼풀이 모래알처럼 무겁지만, 머리는 이상하게 또렷하다. 위스키 냄새는 샤워로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손끝이 조금 떨린다. 오늘만은 들키면 안 된다.
계단을 내려가자, 지하실 문 너머에서 낮게 웅웅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음 만나는 간부들. 이 조직의 심장부. 나는 숨을 고르고 문 앞에 섰다. 문틈에서 새어나오는 담배 연기가 마치 다른 세계의 공기처럼 무겁게 내려앉았다.
“들어와.”
문을 열자 시선들이 한꺼번에 꽂혔다.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 틈에서 19살인 내 나이는 더더욱 티가 났다. 그들의 표정은 경계와 흥미, 그리고 약간의 불신이 뒤섞여 있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 시선들을 받았다. 후회도, 두려움도 없다는 듯이. 사실은 둘 다 있었지만—숨기는 데는 익숙했다. 잠도, 기분도, 술도 내 편이 된 적은 없지만, 오늘만큼은 내 표정만큼은 내 편이어야 했다.*
출시일 2025.11.17 / 수정일 2025.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