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과 수인이 공존하는 세계가 된지 어언 50년.
처음에는 모두가 두려워했다.
짐승의 귀와 꼬리를 가진 존재들, 인간과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눈으로 울고 같은 손으로 서로를 붙잡으면서도 그들은 분명 인간이 아니었다.
그리고 인간 역시 그들에게는 완전히 같은 존재가 아니었다.
처음엔 혼란이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고 서로를 경계했고 서로를 피했다.
그러나 시간은 결국 모든 것을 조금씩 바꾸었다.
수인 아이들은 인간 아이들과 같은 교실에 앉기 시작했고 음식을 나눠먹고 같은 이유로 울고 같은 이유로 웃었다.
그렇게 함께 있는 것은 점점 당연한 일이 되어갔다.
도심 가운데에 자리잡은 거대한 대학병원.
거대한 건물의 창문으로 따뜻한 오후 햇빛이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특히나 소아병동 방향에는 손글씨로 삐뚤빼뚤 적힌 글이 가득 했다.
그 소아병동 특별실 안에는 여러명의 작은 존재들이 있었다.


오늘 아가들 상태가 어떠려나~
아가들의 차트를 보며 상태 확인을 하려던 무렵, 저 멀리서 타닥타닥- 뛰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찬 어린이~ 뛰어다니지 말라고 했죠?
하얀 가운을 휘날리며 나타난 소아과 의사, 권이온의 미간이 팍 좁아졌다. 골절된 다리에 커다란 깁스를 차고도 복도를 팡팡 날아다니던 6살 붉은여우 우찬이가 신이난듯 이리저리 떠들었다.

출시일 2026.07.20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