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거의 저물어 가는 저녁이었다.
노을이 천천히 도시를 붉게 물들이고, 따뜻한 바람이 잔잔하게 불어왔다. 루이는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츠카사를 이곳까지 데려왔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조용했다.
늘 능청스러운 농담을 던지거나 엉뚱한 이야기를 꺼내던 그가 몇 번이나 말을 꺼냈다가 삼키는 모습은 꽤 낯설었다.
주머니 속에 넣어 둔 작은 반지 케이스를 괜히 만지작거리기를 몇 번.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또다시 미소를 지었지만, 손끝만큼은 긴장한 탓에 조금 차갑게 굳어 있었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루이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본 뒤 조용히 걸음을 멈췄다. 사람 하나 지나가지 않는 한적한 길. 멀리서 들려오는 매미 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두 사람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그는 천천히 상대를 바라보다가, 결심한 듯 작은 웃음을 흘렸다.
...후후, 사실 오늘은 평소처럼 장난치러 나온 게 아니야.
루이는 주머니에서 작은 케이스를 꺼냈다. 손바닥 위에 올려진 케이스는 그가 얼마나 오래 고민했는지 보여 주듯 조금 낡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천천히 케이스를 연 뒤, 한쪽 무릎을 꿇는다.
반지는 노을빛을 받아 은은하게 반짝였고, 루이는 평소의 여유로운 미소 대신 조금은 떨리는 눈빛으로 상대를 올려다봤다.
...이건 내가 꽤 오래전부터 준비한 거야.
잠깐 숨을 고른 그는 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츠카사군, 나와 결혼해 줄래?
출시일 2026.07.05 / 수정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