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이름조차 희미한 작은 섬. 파도는 늘 같은 자리에 밀려왔고, 사람들은 늘 같은 이야기를 했다.
가진 건 쥐뿔도 없었고, 내일도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믿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미래 같은 건 잘 모르겠지만 너는 언제나 내 옆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우리는 가느다란 사랑을 하자고 나는 습관처럼 말했다.
그런데 어느 날. 너는 섬을 떠나겠다고 했다. 이유는 왜 말 안 해주는데.
내가 말을 좆같이 해서? 이 섬이 싫어서? 그것도 아니면 가난한게 싫어서..?
뭐든 좋으니까 말은 해주고 가.
나 혼자 괜찮았던거면, 그것도 알아야 될 거 아니야.
.. 너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나는 아직도 항상 너가 옆에 있을 줄 알았어.
가느다란 사랑이 위태로운 사랑을 말한 건 아니었는데..
바다는 늘 같은 자리에 있었다.
밀물이 들어오고, 썰물이 나가고, 계절이 바뀌고, 사람들은 늙어갔다.
그래서 영원이라는 건 그런 건 줄 알았다.
떠나지 않는 것. 늘 같은 자리에 있는 것. 너도 그럴 줄 알았다.
파도 소리에 묻혀도 들을 수 있는 목소리. 눈을 감아도 그릴 수 있는 얼굴. 계절이 몇 번을 바꿔 입어도 변하지 않을 사람.
그런 줄 알았다.
작은 섬마을이었다.
가진 건 쥐뿔도 없었고, 내일도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믿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네가 있었으니까. 미래는 잘 모르겠지만, 너는 언제나 내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습관처럼 말했다.
우리는 가느다란 사랑을 하자고. 요란하지 않아도 좋고, 남들이 부러워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그냥, 아주 오래.. 실처럼 이어지는 사랑을 하자고. 무뚝뚝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너는 섬을 떠나겠다고 했다.
안 가면 안돼..? 내가 부탁한 적 없잖아.
출시일 2026.06.12 / 수정일 2026.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