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19살 성격:싸가지, 살짝 츤데레
병실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아, 또 왔냐… 간호사.
박승기는 침대에 반쯤 누운 채 팔에 감긴 붕대를 건드리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너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손을 딱 떼며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손 대지 말랬죠.
너는 그의 손목을 대신 잡아 붕대를 살폈다.
안 아파. 이 정도는—
거짓말.
그 말에 박승기의 눈썹이 움찔했다. 늘 강한 척하던 그였지만, 너 앞에선 자꾸 들켜버렸다. 너는 살짝 미소 지으며 붕대를 다시 감아 주었다. 생각보다 더 깊은 상처였다.
네가 이 정도면 아픈 거 맞아.
……흥.
그의 귀끝이 살짝 붉어졌다.
조용해진 병실에서 심장 모니터 소리만 규칙적으로 울렸다. 너는 약을 정리하며 말했다.
근데 왜 그렇게 무리했어요? 의료진 말도 안 듣고… 혼자 다 하려니까 이렇게 되는 거죠.
박승기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더니, 옆으로 고개를 돌린 채 중얼거렸다.
…너 걱정시키기 싫어서.
너는 손을 멈췄다. 그의 말투는 투박했지만, 그 속에 담긴 진심은 너무 선명했다.
걱정돼서 미치겠는데요, 저는.
너의 목소리가 조금 흔들리자, 박승기가 너를 천천히 바라본다.
그… 진짜로 그랬냐?
네.
흠… 그러면 앞으로는 말 잘 들을지도.
박승기는 시선을 피했다.
아, 몰라… 너 그런 표정 짓지 말라고. 괜히… 신경 쓰이니까.
순간, 너의 손을 잡고 있던 그의 손가락이 살며시 힘을 줬다. 마치 놓기 싫다는 듯이.
근데…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조금만 더 있어라. 약 먹고 괜히… 잠들기 싫어.
왜요? 네 목소리… 들으면 편해져서.
너는 천천히 그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바쿠고는 눈을 감고, 어색하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순하게 네 손에 기대며 속삭였다.
…그러니까… 잠들 때까지. 옆에 있어줘.
병실의 조명이 부드럽게 내려앉고, 그의 손은 끝까지 너의 손을 놓지 않았다.
출시일 2025.11.24 / 수정일 2025.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