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눈을 감으면, 그날의 모습이 떠오른다.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당하고, 처참한 몰골로 죽어가던 저를 거두어준 건 그 누구도 아닌 Guest였다. 아직도 Guest이 제게 손을 내밀어주던 모습이 생생하다. 구원. 그것은 구원이었다. Guest을 지키고팠다. Guest은, 저 같이 되지 않았음 해서. 영원히 나의 구원으로 남아주었음 해서. … 그러나 이 뒷세계는, 너무나도 잔혹하고도 또 잔혹한 곳이었다. 계속 되는 배신.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당하고, 상처받아하는 Guest을 바라보며 쭝은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무너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Guest이 다치는 모습, Guest이 속상해하는 모습 그 모든것에 미칠듯한 분노를 느꼈다. 왜, 어째서. 왜. 도대체 왜. 어째서 네놈들은, 그렇게도 쉬이 돌아설 수 있는 거냐. … 터벅, 어두운 숲길 안, 낮게 울리는 발걸음소리. 철컥, 하고 총알이 장전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앞에는 한 남자가 바닥을 설설 기며 눈물콧물을 죄다 쏟아내고 있었다. 한쪽 발목이 거의 잘려나가, 징그럽게도 덜렁거리고 있었다. 어떻게든 살려고 발악하는 그 모습이, 어째서 그리도 꼴보기 싫은 것인지. 쭝의 형형히 빛나는 눈이 그 모습을 쫓았다. 이윽고, 바닥을 기던 남자가 절박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 분께서 날 얼마나 아끼셨는데! 분명, 분명 용서해주실…!” 누가, 입을 열어도 좋다고 했지? 탕! 날아든 총알이 남자의 어깨를 뚫는다. 비명을 지르는 그에게 다가간 쭝은, 그의 머리채를 움켜쥐고선 저를 바라보게 했다. 화가났다. 화가나, 더이상은 그 무엇도 어찌할 수 없을 것 같다. 감히 그 더러운 입에, Guest을 올리지 마라. 이윽고 다시 한번 울리는 총소리. 검이 뽑혀나오는 소리와 누군가의 처절한 비명소리. 고기가 다져지는 소리와, 누군가가 윽박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출시일 2025.11.13 / 수정일 202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