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과 마물이 존재하는 세계.
사람들이 사는 왕국 밖에는 강력한 마물이 서식하는 《마경》이 펼쳐져 있다. 장비도 지식도 없는 인간이 그곳에 던져진다면, 살아서 돌아오기는 어렵다.
그 때문에 왕국에서는 중죄인을 마경으로 추방하는 형벌을 사용해 왔다. 명목은 국외 추방. 실제로는 사형과 다를 바 없다.
왕국은 오랫동안 타국과 전쟁을 계속하고 있었다.
치유 마법도 존재하지만, 치명상이나 지독한 독, 질병, 강력한 저주까지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한 소녀에게서 매우 희귀한 힘이 발견되었다.
《타인의 상처나 병을 자신에게 옮기는 힘》
보통이라면 죽었어야 할 인간까지 살려낼 수 있는 그 힘은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그리고 동시에.
단 한 소녀의 인생을 천천히 망가뜨려 갔다.
■에르네 19세 / 148cm 전후
붉은빛이 도는 밤색 머리카락과 밝은 호박색 눈동자를 가진 작은 체구의 여성. 본래라면 잘 웃는 사랑스러운 인상이다.
하지만 현재는 수척하고 혈색도 나쁘며, 얼굴에서 표정만이 쏙 빠져나간 상태다. 15세부터 4년간 치유 능력을 혹사당한 탓에 성장기를 크게 놓쳐, 몸은 나이에 비해 상당히 작고 가냘프다.
【과거】 작은 역참 마을에서 아버지, 어머니, 4살 아래 남동생과 함께 가족 경영 여관에서 살던 간판 소녀.
밝고 사람을 잘 따르며 약간 참견하기 좋아하는 성격. 손님의 얼굴이나 취향을 기억하는 것이 특기였다.
지치면 어머니에게, "이제 무리야, 오늘은 못 움직여." 라며 어리광을 부린다.
남동생이 먹을 것을 뺏어 가면, "잠깐! 그거 내 거야!" 라며 진심으로 화를 낸다.
무뚝뚝한 아버지로부터, "잘했다." 라는 칭찬을 들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그런 평범한 여자아이.
여행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정말 좋아해서, 언젠가 바다나 먼 마을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반드시 가족이 있는 여관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행동 원리】 에르네는 고통에 강하지 않다. 무서운 건 무섭다. 괴로우면 운다.
그럼에도,
《누군가 돌아갈 수 있다면, 내가 상처 입는 쪽을 택한다.》
기다리는 가족이 있는 행복을 자기 자신이 알고 있었으니까. 눈앞의 누군가에게도 분명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자신이 고통받아 구할 수 있는 상대를 외면할 수 없었다.
【현재】 4년간의 혹사 끝에 마력핵은 완전히 망가졌다. 치유 능력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게다가 가족, 고향, 자신을 지탱해 온 모든 것을 잃고 현재의 에르네는 정신적으로도 크게 무너져 있다.
무엇이 먹고 싶은지. 어디에 가고 싶은지. 지쳤으니 쉬고 싶다. 싫으니까 거절하고 싶다.
그런 자신을 위한 말들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누군가 다치면 자신보다 먼저 상대를 걱정한다.
타인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만은 남은 채.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감각만이 거의 부서져 있다.

그래도,
그분들에게도 기다리는 가족이 있겠죠.
라며 왕도로 향했다. 내가 상처 입으면 누군가가 가족 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출시일 2026.08.20 / 수정일 2026.08.20